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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닥터스의 어깨건강 톡] 이제 서른여덟인데 오십견이라고요?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7-04 13:18

수정 2021-07-08 08:16

 이제 서른여덟인데 오십견이라고요?
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왼쪽)과 창원힘찬병원 이상훈 병원장

어깨통증으로 내원한 직장인 임모씨(남·38)는 '오십견'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랐다. 작년 봄부터 간헐적으로 어깨가 아팠지만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는 정도가 아니었다. 직장일로 바빠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왔는데, 올해 초 셀프 이사를 한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점점 통증이 심해졌다. 부랴부랴 근처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 물리치료도 해보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보고 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 하던 참이었다.



"그냥 염증이 좀 있다고 하더라고요. 작년까지만 해도 많이 불편하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심해졌어요. 잘 때도 아파서 수시로 뒤척거리고 아픈 쪽으로는 돌아누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아픈 어깨를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했고 치료도 받았는데 도무지 나아지지가 않네요. 뭐가 크게 잘못된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환자분은 어깨가 뻣뻣하게 굳어져 팔을 90도 이상 들기 힘들어했다. 환자의 팔을 잡고 도움을 주어 올려 보려 해도 극심한 통증으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특히 열중쉬어 자세가 전혀 되지 않고 등 쪽으로 손을 돌려서 올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팔을 들어 올리는 힘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전형적인 오십견 증상이다.

오십견은 100명 중 2명 정도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50대 전후로 통증을 동반한 관절운동 제한이 생기는 증상이 많이 나타나 오십견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다.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 또는 관절낭은 정상적으로는 느슨하게 둘러싸고 있지만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서 두꺼워지고 쪼그라들면 심한 통증과 함께 관절운동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외상이나 과사용에 의해 통증 및 염증이 발생한 이후 방치하는 경우 오십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당뇨, 목디스크, 갑상선 항진증, 심뇌혈관질환 그리고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특수한 건강상태에서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분께 어떤 질환인지, 앞으로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처음에는 당황한 표정이었으나 자세하게 설명해드리니 이내 평정심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환자분은 오랜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해 병세가 꽤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함께 주사치료, 도수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의사의 적절한 처방도 필요하겠지만 오십견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 가동범위를 늘려줄 수 있는 '수동적 관절운동'이다. 아픔을 참고 스스로 어깨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시간 동안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십견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 있어서 정형외과 의사의 역할은 정확한 진단 및 처방은 물론이고 환자가 질환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설명해주고 매 방문 시 통증과 운동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피드백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옷걸이가 좋다'는 말이 있다. 옷을 입은 맵시가 좋아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는 뜻으로 길게 뻗은 팔다리와 고운 어깨선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20~30대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옷걸이를 좋게 하기 위해 때론 과한 운동으로 어깨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가 있다. 요즘 외래 진료를 보다 보면 유난히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분들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어깨통증을 방치할 경우 젊음이 오십견의 발병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평소 꾸준히 어깨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도움말=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창원힘찬병원 이상훈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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