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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골프장 '스카이72'이 무슨 일이?, 골퍼들을 위해 법적 다툼 원만히 해결 돼야

이정혁 기자

입력 2021-07-04 18:13

수정 2021-07-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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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골프장 '스카이72'이 무슨 일이?, 골퍼들을 위해 법적 다…
한 해 40만명이 찾는 수도권 최대 골프장 '스카이72'는 지난 연말부터 운영권을 둘러싼 다툼으로 시끄러웠다. 7월 첫 주말을 앞두고 가 본 '스카이72'는 외형상으로는 카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등 예전의 활력을 찾은 모습이었다. 영종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퍼블릭 골프장 '스카이72'가 다시 골퍼들의 라운딩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4월, 골퍼들에게 수도권 최대 규모인 스카이72 골프장은 근심의 장소가 됐다. 지난 연말부터 골프장 운영권을 둘러싸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간 갈등이 알려지기 시작하더니, 인천공항공사가 4월 1일부터 스카이72 골프장에 공급하는 전기와 중수도를 차단하는 강제 조처에 들어갔기 때문.

골프장 부킹이 대부분 한 두달 전에 이뤄지는 만큼 스카이72에서 라운딩을 기대했던 골퍼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다행히 스카이72가 낸 단전·단수 조처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큰 혼란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7월 초에 스카이72를 찾았다. 골프장 입구에 걸려있던 양측 주장이 담긴 현수막은 모두 사라졌고, 필드에서 카트들이 열심히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예전의 활력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골프 문화를 선도한 스카이72

하늘(18홀)과 바다 코스(오션·레이크·클래식 54홀)를 합해 72홀로 구성된 스카이72는 한 해 방문 골퍼 40만 명이 넘는 수도권 최대 골프장이다.

하지만 2002년 계약할 당시만 해도 스카이72 터는 개펄과 폐염전, 바위산이 전부였다. 더욱이 그때만 해도 퍼블릭은 회원제 골프장에 밀려 '찬밥' 신세였다. 골퍼들 사이에선 '코스가 좋지 않다' '관리가 안된다' '퍼블릭은 초보자들이 가는 곳' 등의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카이72는 특유의 뚝심으로 과감히 투자를 했다. 우선 페어웨이에 그린 잔디로 사용하는 양잔디(벤트그라스)를 심어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당시 전 세계 골프장 중 페어웨이 잔디로 벤트그라스를 쓴 곳은 1%도 안 됐다.

서비스 역시 파격이었다. 그린피를 코스별, 계절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차등화한데 이어 악천후 때 골퍼가 플레이한 홀까지 그린피 등 비용을 계산하는 '홀별 정산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

오래지 않아 골퍼들 사이에서 스카이72는 '시간만 잘 고르면 합리적 가격에 명문 회원제 골프장 수준의 코스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스카이72의 우수성은 LPGA까지 움직였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오션코스에서 국내 퍼블릭 최초로 LPGA투어 대회를 열어 글로벌 명소로 우뚝 선 것. 이 밖에 SK텔레콤오픈과 KEB하나은행챔피언십 등 KPGA, KLPGA 투어 대회가 매년 2~3개씩 열려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스카이72는 새로운 골프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골프에서 즐거움을 찾자'는 슬로건 아래 한국 사회에서 골프가 지닌 부정적 편견을 허물고 스포츠로서 골프 본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한 것. 골퍼들의 희로애락을 공유하기 위해 골프장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를 심어뒀다. 남성 사우나에는 '100돌이님 전용' '참회의 눈물 전용' 샤워 부스가 있고, 화장실에는 골퍼들의 심금을 울리는 골프 경구들이 가득하다. 또 코스 내 발생하는 대기시간을 고객들이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2006년부터 시행한 붕어빵 서비스는 다른 골프장들이 따라할 정도로 스카이72의 대표적인 동계 고객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정건영 스카이72 부사장은 "골퍼의 니즈를 간파하고 끊임없이 혁신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지금의 스카이72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



▶스카이72의 명성 유지 위해, 법적 다툼 원만히 해결돼야

스카이72의 '오늘'을 만든 것은 캐디를 포함한 골프장 직원 1100여명의 노력이다. 이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면 가장 먼저 골프장을 이용한 고객들이 홈페이지에 남긴 '고객의 소리'를 확인한다. 골퍼와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는 캐디를 비롯해 그늘집, 프런트 등 현장 직원들도 '고객의 소리'를 분석해 다른 직원들과 공유해 현장에 적극 반영한다.

스카이72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오픈 후 15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116억3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대표적인 기부행사인 '스카이72 러브오픈'을 통해 지난 16년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9억3000만원을 기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공동모금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예년보다 2억원을 더한 5억원을 내놨다.

아울러 골프장이 위치한 영종도와 중구지역에는 어린이 꿈키움캠프, 장학회 후원 등 별도의 인적ㆍ물적 기부를 펼쳐 현재까지 약 24억1000만원의 온정을 전했다.

이런 사회공헌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에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처럼 2005년 개장 이후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온 스카이72가 올초부터 인천공항공사와 소송 갈등 소식이 전해지며 골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쪽은 2002년 7월 인천공항 제5활주로 예정 터를 포함한 364만㎡의 땅을 임대·임차하는 내용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 2021년 착공 예정이던 제5활주로 건설이 지연되면서 스카이72 쪽은 영업 연장을 주장하며 공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인천시민단체가 제기한 스카이72의 후속사업자 선정 문제 관련 공익 감사를 지난달 21일부터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감사 중인 내용은 인천공항공사가 골프장 후속 사업자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운영규정을 위반해 이사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과 함께 인천공항공사가 회계법인의 원가계산보고서를 변경·조작해 골프장 후속 사업자 선정계획을 수립했는지 여부이다.

골퍼들 입장에서는 스카이72가 더 이상 시끄럽지 않고 정상 운영되는 것이 가장 바라는 모습이다. 특히 세계적 대회를 10여년간 개최하며 세계골퍼들에게 한국을 알리며 국위선양을 했던 시설물이 공기업과의 법적분쟁으로 인해 정상 운영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 망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건영 스카이72 부사장은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4월 단전·단수조처를 했을 때도 자가 발전기를 돌려 골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한 바 있다"며 "스카이72가 최고의 공항을 이루어낸 임대인인 인천공항의 역할을 인정하듯 인천공항도 스카이72의 역할에 대해서 인정할수록 공항공사와 인천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는 점을 인식, 양측 모두 절차적 정의를 통한 공정한 협의와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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