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가 이달 중순경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 타다 등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 간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중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티맵 안심대리' 서비스를 출시한다. 당초 6월 말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서비스 안정화를 이유로 개시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
티맵모빌리티는 서비스 초기 대리기사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3개월간 전액 환급해주는 정책으로 대리기사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프로모션도 기획, 이용자도 적극적으로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으나 국내 최대 규모의 사용자 기반을 갖춘 티맵 내비게이션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모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시장 진출로 약 3조원 규모의 대리운전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리운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6년 진출한 카카오T대리가 20%내외를, 기존 전화호출 업체들이 나머지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아직 전화 호출 방식에 익숙함을 느끼고 있어서다.
플랫폼 숫자의 증가함에 따라, 당장 대리운전 시장 규모가 커지지는 않는 만큼 당분간은 플랫폼 사업자들 사이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티맵 안심대리에 대응해 일부 지역에서 수수료를 0~20% 사이에서 자동 측정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도 했다.
한편 모빌리티 플랫폼들이 연이어 대리운전 시장에 발을 들이는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뚜렷한 수익원을 찾지 못한 택시 호출 사업 대신 운전자에게 받는 수수료로 즉각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기존 대리운전 전화 콜 업체들은 대리기사에게 운행 수수료로 20%를 받고 있다. 현재 카카오T대리는 기존 업체와 동일한 20%, 타다 대리는 1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는다. 티맵모빌리티는 구체적인 수수료를 밝히지 않았으나 서비스 시작 3개월 후부터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동일하게 20% 수준의 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리운전 사업 확장에는 적지 않은 변수들이 있어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대리운전 중소기업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대리운전총연합회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작년 배차콜 업체인 '콜마너'를 인수하면서 전화 호출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려던 움직임에 대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동반위 관계자는 "조만간 실태조사에 착수해 대리운전 현황을 살필 것이며 적합업종 여부 결정에는 6개월에서 1년여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전국 대리운전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부해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리운전노조는 지난 4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종료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플랫폼 업체들이 대리운전 시장에 연이어 뛰어들면서 요금 인하 경쟁이 격화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대리기사"라면서 "플랫폼 사들이 최소한의 처우 개선을 통해 대리기사들과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