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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VX는 어떻게 '스크린 골프계의 공룡' 골프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나?

전상희 기자

입력 2021-06-29 11:06

수정 2021-06-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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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VX는 어떻게 '스크린 골프계의 공룡' 골프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
◇카카오가 스크린 골프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VX의 '프렌즈 스크린'은 밝은 조명에 예쁜 카페 같은 깔끔한 인테리어를 앞세워 2030 '골린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카카오VX가 안테나숍 개념으로 운영 중인 '프렌즈 스크린' 한남점에서 기자가 직접 라운딩을 체험하는 모습.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더 이상 '아재들이 술 먹고 2차로 가는 곳'이 아니다. 2030 골린이(골프+어린이)들의 '취향저격' 핫플레이스다.



스크린골프장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골프 시장에 물밀듯이 유입된 2030 세대로 인한 변화다. 이들의 니즈를 얼마나 발 빠르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업계 점유율은 무섭게 출렁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골프는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여성과 20~30대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들의 취향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막강해진 것"이라며 "수요가 시장을 결정하는 '온디맨드 시대'인 만큼, 업계 변화 진폭이 훨씬 커졌다"고 지적했다.

일찍이 골프 시장을 눈여겨본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산하에 손자회사 카카오VX를 설립, 스크린골프 시장에서부터 골프장 예약 앱, 골프공 등 아이템을 넘어 직접적인 실외 골프장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이 가운데 카카오VX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해오던 '스크린골프계의 공룡' 골프존을 맹추격, 업계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골프존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건 카카오VX가 새로운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어떻게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됐는지 파헤쳐봤다.

▶"골프치는 라이언에 끌린다"…캐릭터 카페 방문한 듯한 느낌 물씬, 카카오 '프렌즈 스크린' 의 성장 잠재성

카카오가 경기도 판교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직영매장 '프렌즈 스크린' 서울 한남점을 직접 방문해 보니 예쁜 카페에 온 듯한 캐주얼한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이어 밝은 조명과 다채로운 색으로 둘러싸인 채 젊은 층에 익숙한 인기 카카오 캐릭터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총 560평 규모로 지어진 '프렌즈 스크린' 한남점에서 경험한 스크린골프는 기존 스크린골프장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었고, 재방문을 결심할 정도로 매력적인 요소들을 갖춘 '핫 플레이스'였다.

지하 1층은 연습이나 레슨이 필요한 골퍼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21개의 '프렌즈스크린 R(구 티업레인지)' 타석 이용은 물론 최적의 클럽 피팅이 가능한 피팅샵에서부터 골퍼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잇 아이템 '카카오프렌즈 골프' 용품샵과 같은 원스톱 골프 서비스가 가능하다. 개별 공간으로 꾸며진 연습장 타석에서는 비거리와 캐리, 스핀량, 방향 등 확인이 가능했다.

카카오VX의 핵심 사업인 '프렌즈 스크린'은 지하 2층에 설치되어 있다.

평소 익숙한 골프장 중 한 곳을 골라 직접 플레이를 해보니 고퀄리티 그래픽과 정확한 물리 엔진으로 실제 필드와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했다. 라운드 중간중간 등장하는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는 골프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줬다. 특히 '프렌즈 스크린'은 스크린골프 업계 최초로 음성인식과 동작인식을 접목, 편리성과 함께 스윙 자세 교정의 기회까지 제공했다.

무엇보다 '프렌즈 스크린'은 골퍼들에게 스크린골프장에 대한 접근법 자체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며 소비 주체로 자리잡은 2030 영 골퍼들 사이에서 '프렌즈 스크린'은 인스타그램 업로드를 위한 '핫 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2021년 6월 기준 '프렌즈 스크린'은 전국 매장 수 2100개를 돌파, 전체 스크린 골프장 점유율 25%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간편예약 돕는 '카카오골프예약 앱'부터 합리적 가격대의 '골프공'까지…"골프, 쉽고 스마트하게 즐겨요"

카카오VX의 성장을 견인한 다른 요소에는 골프장 예약 앱 '카카오골프예약'과 골프공 '카카오프렌즈 R'시리즈가 있다.

2020년 예약 수 30만건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서비스로 안착한 카카오골프예약 앱은 골프장과 골퍼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골프 예약을 시작으로 결제와 귀가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선보인 티타임 청약은 티타임 오픈 전 방문을 원하는 골프장 예약 페이지에서 날짜와 시간대를 미리 선택해 청약을 넣으면 티타임 예약 대기가 가능한 서비스로, 골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골프예약은 정식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체 회원 수 85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5월 한 달간 방문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약 100% 증가하는 등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무장한 골프공 카카오프렌즈 R 시리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카카오VX는 지난 2020년 9월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골프공에 입힌 R 시리즈 출시를 시작했다. 시중 제품보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구성으로 타구감을 살리고 멀리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카카오프렌즈 R은 합리적인 가격대와 귀여운 캐릭터를 살린 디자인으로 연일 품절 사태를 빚고 있기도 하다.

특히 젊은 골퍼들 사이에서 골프공은 단순히 소모품이 아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필드 위 내 모습'에 신경 쓰는 영 골퍼들은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치는 재미가 있는 골프공을 선택하려는 니즈가 강한 편이어서 화려한 색감의 컬러볼이나 독특한 디자인이 가미된 골프공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VX 관계자는 "R 시리즈는 우수한 성능과 귀여운 캐릭터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갖춘 만능 볼이란 평이 많다"면서 "베스트 상품인 R3 골프공의 경우 판매수량이 전년대비 33%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꿈꾼다"…카카오VX가 꿈꾸는 미래 스포츠

스포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컴퍼니를 지향하는 카카오VX는 최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홈트'와 '헬스케어'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19년 하반기에 출시한 '스마트홈트 by 카카오VX' 앱은 관절 추출을 기반으로 한 동작인식 홈트레이닝 앱이다. 체계적인 피트니스 커리큘럼에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이용자의 실시간 관절 움직임 추출 및 분석, 전문 트레이너 자세와의 비교 등 디테일한 코칭을 제공한다.

코로나19로 홈트레이닝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2020년 12월 이용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약 224%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진행된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 가입과 '체험 운동'이 추가되기도 했다.

향후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와 골프 관련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다른 종목의 스포츠 관련 사업에도 적극 활용해 포트폴리오 확장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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