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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상위 20% 집값 11억원 돌파…고액 연봉자도 접근 힘든 '부익부 빈익빈' 심화

조민정 기자

입력 2021-06-29 07:43

수정 2021-06-29 13:24

전국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위 20% 주택가격이 처음으로 평균 11억원을 돌파했다.



고가주택과 저가 주택 간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2년 반 만에 최고로 조사돼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임을 나타냈다.

2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1억379만원이었다. 이는 KB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11억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집값 상승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1억원 돌파'에 걸리는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5분위 주택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8.1%(2억4179만원) 올랐으며 2년 전과 비교해서는 47.9%(3억5767만원) 급증했다.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지난해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21억7749만원으로 21억원선도 돌파했다.

이렇듯 고가 주택값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저가 주택값의 상승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달 전국 주택 1분위(하위 20%) 평균가격은 1억238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8.3%(95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2년 동안 가격 상승을 따져보면 가장 비싼 5분위 주택값이 3억5000만원 넘게 오르는 사이 서민층이 거주하는 1분위 주택값은 1000만원 남짓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8.9로 KB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숫자가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수도권 주택 5분위 배율은 6.1로 지난달 6.2를 기록했던 것보다 낮아졌다. 서울은 5.0에서 4.9로, 경기는 4.5에서 4.4로 각각 내려갔다.

이는 수도권의 저가 주택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1분위 주택값은 최근 1년간 30.6%(5664만원) 올라 같은 기간 5분위 주택값이 23.7%(2억8159만원) 오른 것과 비교했을 때 상승 폭이 더 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았다. 수도권은 저가 주택값도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어 자산 양극화 해소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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