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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췌장암] 5년 생존율 12.6%…초기 증상 없고 등·허리 통증땐 수술도 어려워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6-08 19:05

수정 2021-06-10 07:43

 5년 생존율 12.6%…초기 증상 없고 등·허리 통증땐 수술도 어려워
 ◇췌장암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가 췌장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지난 7일 숨졌다. 향년 50세.



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10월 황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지만 1년 8개월여 만에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췌장암은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 및 예방이 어려운 암이다. 따라서 다른 어떤 암보다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의 도움말로 췌장암의 증상과 진단법 등에 대해 정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여성보다 남성이 더 발생…5년 생존율 12.6% 불과 '최악의 암'

'이자'라고도 부르는 췌장은 길이가 약 15㎝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로, 위 뒤쪽에 위치해 십이지장과 연결되고 비장과 인접해 있다. 췌장은 머리와 몸통, 꼬리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십이지장에 가까운 부분이 머리, 중간이 몸통, 가장 가느다란 부분이 꼬리다.

췌장은 음식이 소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과 인슐린·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췌장암 발생 비율을 보면 1.5대 1 정도로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5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올라가기 시작해 70대가 되면 인구 1000명당 1명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2.6%에 불과해 암 환자 평균인 70.3%에 한참 못미치며 간암(37%), 폐암(32.4%), 담낭 및 기타담도암(28.8%) 등 다른 암보다도 훨씬 낮다.

췌장암이 '암중의 암', '최악의 암' 등으로 불리는 이유다.

▶초기 증상 거의 없어…등·허리 통증땐 이미 수술 힘들어

일반적으로 등이나 허리 통증이 심하면 일단 췌장암을 의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실제 췌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복통과 함께 황달이나 소화불량, 식욕부진, 피로감, 체중감소 등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등이나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며, 통증이 있을 때 대부분은 이미 수술할 수 없을 정도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이다.

증상이 있다고 해도 막연한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소화 장애 정도로 일상에서 많이 겪는 소화기 장애 증상과 유사하다.

위·대장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는데, 지속해서 복통이 있다면 췌장암을 의심할 수는 있다.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췌장암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만약 50대 이상에서 처음 당뇨병이 진단됐거나, 그동안 앓아왔던 당뇨병이 악화했을 때에도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간혹 허리와 등 통증으로 척추센터를 찾았다가 뒤늦게 췌장암을 발견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50세 미만에서 ▲췌장암 가족력도 없고 ▲만성 췌장염도 없고 ▲기타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 증상이 없을 때 췌장암으로 진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주광로 교수는 "막연히 등이 아파서 췌장암을 검사하기보다는 췌장암과 관련된 다른 동반 증상의 유무를 파악하고,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는지 확인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췌장암의 가족력, 만성 췌장염, 오랜 기간 당뇨병, 췌장 낭성 종양 등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며 "이러한 환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가능한 조기에 췌장암을 진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금연과 음식조절,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췌장암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크기 작고 가려져 있어 초음파·CT로 진단 어려워

췌장은 크기가 다른 장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위와 십이지장·쓸개에 가려져 있어 복부 초음파 검사나 복부 CT 검사만으로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장내 공기가 많거나, 비만이 심하면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췌장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 췌장을 관찰하기 어려워 췌장암의 스크린 검사로 적합하지 않다.

일반 복부 CT 검사도 크기가 작은 췌장암을 놓칠 수 있어 CT 검사로 췌장을 검사해야 할 경우는 반드시 췌장 정밀 CT 검사를 해야 작은 암을 찾아낼 수 있다.

실제로 일반 복부 CT 검사를 시행 후 안심하고 있다가 진행성 췌장암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따라서 일반 복부 CT 검사에서 췌장암이 없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췌장 정밀 CT 검사, MRI 검사, 내시경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주 교수는 "내시경 초음파검사는 기존의 영상검사와 달리 위나 십이지장에서 췌장과 인접해 고주파 초음파가 장착된 특수 초음파내시경을 이용, 진행하는 검사"라면서 "정밀도가 매우 우수해 1㎝ 이하의 작은 췌장암의 발견뿐 아니라 영상검사에서 애매한 췌장병변을 재차 확인하거나 필요 시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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