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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누가 품을까…롯데·신세계·MBK·SKT 막판 눈치

김세형 기자

입력 2021-06-06 13:29

이베이코리아의 본입찰이 7일 시작된다.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이커머스 업계 3위인 유통업계 최대 매물인 만큼 누구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유통업계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업체 대부분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이 참여했다.

높은 몸값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주요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칫 경쟁사에 빼앗기면 생존 위협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본입찰 가격 책정을 두고 막판 눈치도 한창이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2%정도로 추산된다.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3위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곳은 단번에 업계 3위에 오를 수 있고, 2위 자리도 넘볼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온, 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의 점유율은 각각 6%, 5%, 3% 선으로 추산된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쿠팡 이상의 시장 점유가 가능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과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시장의 영업노하우 가치는 더욱 크다. 20년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업하며 쌓은 회원 빅데이터와, 정보기술(IT) 개발 인력 경쟁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경합을 예상한다. 한쪽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다른 한쪽은 이커머스 시장 선두 자리다툼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을 출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이미 짜인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팁嗤幣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한 번에 분위기를 전환 시킬 수 있는 카드다.

이마트는 SSG닷컴이 온라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또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온라인 쇼핑몰을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11번가를 자회사로 둔 SK텔레콤은 '탈 통신'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다.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로 5조원 이상을 기대하지만 인수 희망업체들은 시장 상황과 추가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너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쟁사에 품에 안기면 이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기 힘들고, 최근 흑자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찰가 책정 눈치전이 치열하다. 입찰에서 경쟁사보다 많은 금액을 써내야 인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값을 불러 인수하고 이후 추가 투자까지 할 경우 재무 상태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한 베팅에 나서기란 쉽지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본입찰이 다시 한번 미뤄질 것이란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잡았다가 한차례 미룬 것처럼 이베이 본사가 기대하는 매각가에 미치지 못한다면 또다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본사가 각각의 예비입찰 참가자와 대화를 하고 있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고민의 시간을 더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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