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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앞두고 코로나 극복, 신장 나눈 애틋한 부부 화제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5-20 09:52

'부부의 날' 앞두고 코로나 극복, 신장 나눈 애틋한 부부 화제
신장이식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한 환자와 공여자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과 기념사진을 찍었다.왼쪽부터 박윤재 코디네이터, 박순철 교수, 환자 및 공여자 부부, 정병하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신장이식팀 신장내과 양철우, 정병하 교수, 혈관이식외과 윤상섭, 박순철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양성판정을 받은 환자를 회복시켜 부부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신장이식은 부모, 형제, 자매와 같은 가족을 대상으로 공여자를 찾았지만 한국의 핵가족화로 형제, 자매와 자녀 기증이 감소하면서 배우자는 혈연관계 공여자 못지않게 큰 공여자로 바뀌어왔으나, 혈액형 부적합으로 인해 공여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성공 이후, 부부이식이 비혈연간 신장이식 중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다.

말기 신부전 환자 A씨(남, 46)는 신장이식을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 양성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낙담을 하지 않고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한지 3개월 된 시점에서 A씨의 부인인 B씨(여, 44)의 신장을 받아 부부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진행했고, 센터는 이식 후 8주가 경과한 현재, 이식 신장 기능 및 환자, 공여자 상태가 모두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신장을 나눈 애틋한 부부의 사랑과 의료진의 노력으로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말기 신부전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돼 있어, 코로나19 감염의 고위험군에 속해있으며, 감염될 경우 예후도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장이식을 준비하고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되더라도, 신장 이식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이번 환자와 같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 이식의 경우, 일반적인 이식과 비교해 항체 제거 요법을 포함한 고강도의 면역억제 요법이 시행되는 관계로 신장이식을 시행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장기이식센터는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음성 전환 판정을 받은 후, 코로나19에 대한 환자 면역기능을 Coronavirus ELISPOT(고착화효소항체법) 검사로 확인했고, 항체 생성 여부 검사도 진행해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판단한 뒤, 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면역기능이 있음을 확인하고 신장이식 수술을 결정했다.

이러한 코로나19 감염 후 이식 수술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선례가 거의 없어, 향후 코로나19에 감염력이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이식수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는 "말기 신부전 환자와 같이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도 코로나19에 감염 되었음에도 충분히 이를 극복할 수 있고, 또한 면밀한 환자 상태 파악과 환자의 면역기능 평가를 통해, 신장이식까지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안전하게 이식이 가능한지에 대한 염려가 있었으나, 본 증례를 통해 이식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줄 수 있었고, 가정의 달을 맞이해 부부신장기증인들을 기념하고 다시금 가족 사랑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969년 3월 국내 최초 신장이식 시행 이후 2021년 4월까지 3500례의 신장이식을 시행했고, 혈액형 부적합신장 이식은 2009년 5월 첫 시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20례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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