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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열풍에 산업계 '후끈'…MZ세대가 끌고 게임업계가 주도

이정혁 기자

입력 2021-05-13 13:10

메타버스(metaverse)가 산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메타버스는 '뛰어넘는다'는 의미의 영어 접두어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 간 경계가 없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이 서로 소통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놀이·업무를 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양방향으로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

▶3차원 네트워크 시대의 핵심 키워드 '메타버스'…MZ세대가 만들어내는 돌풍

메타버스는 20∼30대로 이뤄진 'MZ세대'의 소비가 늘면서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MZ 세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메타버스를 교류의 장으로 택한 것.

미국에서 메타버스 연구를 하는 미디어 분야 전문가 겸 벤처투자자인 매튜 볼은 메타버스의 주요 속성으로 지속성, 실시간, 개별적인 존재감과 동시적인 참여, 독자적인 경제체계, 디지털과 현실 양쪽에서 경험 공유, 모든 정보와 자산 호환, 이용자의 콘텐츠 생산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 속성을 살펴보면 메타버스는 게임을 끄듯 일시 정지하거나 종료할 수 없다. 메타버스에 속해 있는 모든 이용자는 실시간으로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그 속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한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소비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아바타의 의상을 구매하거나 콘서트 비용을 내는 등 메타버스 내 소비가 발생한다.

MZ세대는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가상세계 속 인간관계와 현실 세계 속 인간관계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게임과 친숙한 MZ세대는 게임을 단순한 놀이 수단이 아닌 소셜 활동의 무대로 생각한다. 그야말로 게임과 소셜미디어 모두에 익숙한 MZ세대가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메타버스가 3차원 네트워크 시대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히면서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온라인 게임업체 로블록스가 대표적. 로블록스는 가상세계를 콘셉트로 한 게임 플랫폼으로 레고 모양의 개인 아바타를 통해 유저 간 채팅이나 통화뿐만 아니라 게임 제작까지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하루 활성 이용자가 3260만명으로, 특히 미국 16세 미만 학생과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증시에 데뷔했는데, 직상장 첫날 종가는 준거가격인 45달러 대비 54.4% 오른 69.50달러였다. 장중 한때 주가가 74.8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기술 발달로 메타버스 산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2800억 달러(약 3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교보증권의 경우 메타버스 관련 VR(가상현실)의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 330억 달러에서 2025년 3381억 달러, 2030년 1조924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패션, 부동산 등이 가상 세계 아이템으로 게임 세계에서 판매…게임산업의 경제 규모 급격히 확대 전망

메타버스 열풍에 게임업계가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MZ세대에게 가장 익숙한 메타버스는 게임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다만 MZ세대가 게임을 소셜미디어처럼 이해한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교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과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지속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포트나이트'에 '파티 로얄(Party Royale)' 기능을 추가하면서 메타버스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파티 로얄에 참가하면 섬 안에 있는 패스트푸드 가게 등을 방문할 수 있고, 친구들과 채팅을 하거나 콘서트를 즐길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인크래프트도 메타버스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나 버클리음악대학 등의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게임 안에 학교 건물을 재현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HoloLens)'도 메타버스의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게임업계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게임 산업의 경제 규모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실 세계의 패션, 부동산 등 상품이 가상 세계 아이템으로 재현돼 게임 세계에서 판매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인터넷이 인류의 삶은 혁신적으로 바꾼 것처럼 메타버스도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메타버스로의 지각변동에 대비해 게임업계가 단단히 준비해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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