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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으로 주행거리 늘린 전기차, 또 다른 친환경차 선택지 될 수도

이정혁 기자

입력 2021-05-10 12:58

내연기관차와 순수전기차(BEV) 각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전기차 보급이 여의치 않은 시장을 공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0일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그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EREV의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REV는 기본적으로 전기차이지만 내연기관을 활용해 주행가능거리를 늘린 자동차를 말한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만 차량을 구동하되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직렬형 하이브리드차와 높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병렬형 등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달리 배터리 잔존용량이 줄어도 엔진이 구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초 GM과 BMW 등이 EREV 모델을 시장에 출시했으나 당시 전동화 자동차에 대한 이해와 수요 부족으로 판매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의 완성차 기업이 잇따라 EREV를 출시했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 리오토가 전기차가 아닌 EREV를 판매해 넓은 중국에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현실적인 전기차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레스는 중국 화웨이와 합작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SF5를 EREV로 출시했다.

일본 닛산은 EREV와 유사한 개념의 직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2세대 e-파워를 공개하고 이를 전기차와 더불어 친환경차 확대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마쓰다는 전기차 MX-30에 주행거리 연장용 로터리 엔진을 장착한 EREV를 출시할 계획이다.

EREV는 전기차 특유의 뛰어난 가속력과 부드러운 주행감을 살릴 수 있고, 배터리 충전용 엔진은 회전수와 부하가 거의 일정한 상태로 작동하므로 높은 열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또 탑재된 배터리 용량에 의해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가 제한되는 전기차와 달리 주행 중 배터리를 지속해서 충전해 내연기관차 수준의 주행가능거리를 구현할 수 있다. 세레스의 SF5는 배터리와 연료탱크 완충 상태에서 최대 1000㎞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EREV의 배터리 용량은 30∼40kWh 내외로, 비교적 작은 구동 배터리와 소형 엔진을 조합해 전기차 대비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미비하거나 화석 연료의 가격이 낮아 전기차 보급 이점이 부족한 국가, 전기차 구매 여력이 부족한 소비자층 등에서 EREV가 또 다른 친환경차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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