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의 인터넷 속도 저하 논란을 계기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매년 실시해온 품질평가는 이와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일부 불만 사례와 전체적인 품질은 다를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불신 해소를 위한 평가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통신사의 기가급(1Gpbs, 500Mbps) 유선인터넷에 대한 이용자 상시평가 결과 1Gbps급 인터넷의 전송속도는 평균 다운로드 972.38Mbps, 업로드 965.96Mbps로 측정됐다.
3사 가운데 논란이 된 KT(다운로드 978.92Mbps, 업로드 972.61Mbps)가 1위였으며, SK텔레콤(다운로드 965.46Mbps, 업로드 961.55Mbps), LG유플러스(다운로드 944.72Mbps, 업로드 933.10Mbps) 순이었다.
500M급 인터넷의 평균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471.91Mbps, 업로드 475.22Mbps였다. 100M급 인터넷의 사업자 자율평가 결과 평균 다운로드 99.42Mbps, 업로드 99.36Mbps로 측정됐다.
종합하면 100M급부터 1기가급까지 주요 통신사 인터넷 상품 전부가 이들이 내세운 최고 속도의 90%를 훌쩍 넘는 평균 속도를 냈다는 것이다.
이전 수년간의 조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는데, 이를 두고 업계는 최근 논란은 물론 실제 소비자 체감 품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과기정통부 품질평가에는 이번에 논란이 된 10기가 상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KT는 최근 약 9000명의 10기가 인터넷 가입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약 180명인 10Gbps 상품 가입자 중 24명에서 10Gbps 가입자가 5Gbps 가입자로 설정돼 있다는 고객정보 오류를 파악했다. 정부 조사는 이런 부분을 간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시행하는 실태점검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평가 방식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평가에 불신을 초래하게 됐다"면서 "면밀한 조사로 세심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