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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혈전증] 백신 이상반응 혈전증은 정맥에서 발생…90%는 약물치료로 회복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4-22 09:50

 백신 이상반응 혈전증은 정맥에서 발생…90%는 약물치료로 회복
혈전증은 혈관을 따라 발적과 통증이 생기거나, 한 쪽 팔다리가 붓고 열감이 발생하면 의심할 수 있다. 사진은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윤성보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환자에게 혈전증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국내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한창인 가운데 혈전증 발생 사례가 이어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은 20대 구급대원과 의료기관 종사자 등 2명이 다리 등에 혈전이 발생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보다 앞서 접종 후 사망한 60대 요양병원 환자는 사후 부검에서 혈전증 소견이 나왔다. 또한 해외에서도 AZ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국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AZ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은 없다"고 발표함에 따라 혈전 안전성 논란은 일단락된 상황이다.

정부는 23일부터 요양병원 및 시설 등의 65세 이상 입소자와 종사자 약 28만8000명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접종을 앞둔 일반인들에게 혈전증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혈전증은 과연 어떤 질병이며 백신 연관성에 상관없이 그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허혈 증상' 동맥혈전증과 '울혈 증상' 정맥혈전증으로 구분

혈전은 생체 내부를 순환하는 혈액 일부가 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 이른바 '피떡'을 뜻하며 혈전증은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는 현상을 의미한다.

혈전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혈류의 느림, 응고 과다, 혈관 손상 등 이 세가지 요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혈전증 발생의 위험요인으로는 입원, 수술, 거동불가능, 임신, 경구피임약, 암, 감염, 장시간 비행기 탑승 등이 있으며 혈전증이 발생한 장기 위치와 혈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전증의 증상은 크게 동맥에 발생하는 '동맥혈전증'과 정맥에 발생하는 '정맥혈전증'으로 구분된다.

동맥혈전증에서는 조직 내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돼 혈류부족으로 발생하는 허혈 증상이 있고 정맥혈전증에서는 혈액이 말초까지 도달했지만 되돌아오지 못해 발생하는 울혈(정맥의 피가 모인 상태) 혹은 충혈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동맥 혈전증의 경우 ▲급성 심근 경색증 ▲뇌졸중 ▲폐 혈전증 ▲급성 말초 동맥 폐쇄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정맥혈전증으로 인해 ▲심부정맥 혈전증 ▲간문맥 혈전증 ▲급성 신장정맥 폐쇄증 ▲뇌 정맥동 혈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백신 접종 후 혈전증 보고 사례처럼 다리에 주로 발생하는 심부정맥 혈전증은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1000명 가운데 약 1명 가량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류 중심 식습관과 고령화로 인해 심부정맥 혈전증 환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상은 다리가 붓고 저린 것이 대표적인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가 붉은 색이나 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심하면 혈전이 폐 혈관을 막는 폐동맥 색전증으로 발전해 사망할 수 있다. 거동을 할 수 없어서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만성질환자나 장기 입원환자인 기저질환 환자, 40대 이상 남성과 임산부에서 발생률이 높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윤성보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혈관을 따라 발적(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과 통증이 생기거나, 한 쪽 팔다리가 붓고 열감이 발생하면 혈전증을 의심할 수 있다"며 "앞서 언급한 임상 상황에 있는 환자에게서 혈전증 발생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 전문의는 또한 "혈전증은 혈액이 응고되는 만큼 육안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혈액이 굳으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있는데, 주로 두통이나 운동기능 저하, 시력이 흐려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이상반응 혈전증은 정맥에서 발생…약 90%는 약물치료로 회복

진단과 검사는 혈전증 의심 부위에 초음파 검사, CT, MRI, 혈관조영검사, 방사선 동위원소 스캔 등 영상검사로 혈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혈전이 발견되면 발생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주로 초음파 검사를, 폐색전증은 CT검사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혈전증 치료는 혈전 제거수술과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제거술 및 스텐트 삽입술로 혈류를 빨리 정상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은 수술, 시술 여부와 상관 없이 약물 치료가 병행되는데, 치료제는 혈전을 녹여주는 섬유소 용해제와 항응고제가 사용된다. 다만 약물치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출혈 부작용 빈도가 높아 반드시 입원해 전문의 진단 및 처방하에 주의 깊게 모니터링을 하면서 투여해야 한다.

윤 전문의는 "이상 반응으로 보고된 혈전증은 각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아니라 정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 발견하고 치료하면 심각한 질병은 아니다"며 "약 90%는 약물치료로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르몬제제나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은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어도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혈전증 치료에 좋은 음식은 알려진 게 없다. 그러나 치료제로 와파린을 복용한다면 비타민K 가 많이 함유된 녹색 채소와 콩, 간 등이 포함된 음식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과량 섭취는 권하지 않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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