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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떠오른 건강·면역·안전 키워드, 소비를 바꾸다

김소형 기자

입력 2021-04-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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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떠오른 건강·면역·안전 키워드, 소비를 바꾸다
 ◇엠팝콘 로스터리가 오는 5월 국내 최초로 국내산 유기농 옥수수로 만든 팝콘을 선보인다. 엠팝콘은 최근 국내산 청양고추를 원료로 한 '스파이시 러버 팝콘'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콘셉트의 프리미엄 팝콘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제공=밀알케이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웰스(Wealth)에서 웰빙(Wellbeing)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물질적 부'보다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가치 변화가 소비 패턴 변화로 이어지면서, 이러한 욕구를 잘 짚어낸 제품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면역력을 유지하는 건강한 다이어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 생활을 보다 풍성하게 해주는 아이템들이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지갑을 열고 있는 것.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찾는, '가성비'보다 '가심비'에 중점을 둔 소비 트렌드가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 면역+안전 '클린 라벨' 각광…환경에 관심 '착한 소비'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 '면역', '안전'이 주요 키워드로 자리잡으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단순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넘어, 소비자 스스로 성분을 꼼꼼히 따지고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깐깐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식품 업계에서는 천연 재료,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무첨가 식품·소재를 일컫는 '클린 라벨(Clean label)'이 화두로 떠오르는가 하면, 환경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은 물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대체육도 주목받게 됐다.

빙그레는 지난해 선보인 '요플레 Only3'의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최근 '요플레 Only2'를 선보였다. 두 제품은 다른 첨가물이 일절 들어가지 않고 프리바이오틱스와 국내산 원유만 사용해 발효시킨 플레인 요구르트다. 이밖에 애플망고 과육 그대로 물을 섞지 않고 일체의 인공색소와 보존료를 넣지 않고 만든 대상F&B 복음자리의 '진심의 애플망고', 성장촉진호르몬(rBGH) 주입 없이 자란 젖소의 우유를 사용하고 합성 향료와 인공 색소를 넣지 않은 벤앤제리스의 아이스크림 등도 눈길을 끌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에는 채식주의 열풍이 반영됐다. 한국채식비건협회가 추산한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150만명으로, 지난 2008년 대비 10배 증가했다. 지난해 롯데리아가 식물성 패티가 들어간 '미라클버거'와 대체육 버거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 버거킹은 콩단백질이 주 원료인 콜레스테롤과 인공 향료 및 보존제가 전혀 없는 식물성 패티로 만든 대체육 버거 '플랜트 와퍼'를 출시했다. 노브랜브버거에서도 지난달 말 닭고기 대신 영국 대체육 브랜드 퀀의 마이코프로틴을 활용한 '노치킨 너겟'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 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면서, "친환경 식품과 동물복지 식품은 물론,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 등을 고려한 대체식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사회적 거리두기'로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 반영…팝콘도 '인스타 감성'으로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는 '건강'에 대한 염려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가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라이프 스타일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집콕'이 길어지며, '집밥', '홈술', '홈트(홈트레이닝)'는 물론이고 영화관 대신 집에서 영상물을 즐기며 OTT(Over The Top) 붐이 일기도 했다. SNS를 통한 정보 공유도 강화됐다.

유통업계에서도 건강 뿐 아니라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고,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짚어낸 제품들이 광고나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는 '가치소비'를 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선택을 받게 됐다.

일례로 '변정수 팝콘'으로 알려진 '엠팝콘 로스터리'는 지난해 3월 와디즈에서 1527%라는 높은 펀딩 성공률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집콕족을 겨냥한 '넷플릭스 보면서 먹는 팝콘'이라는 마케팅이 주효했고, '인스타 감성'이 물씬 풍기는 세련된 패키지로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았다. 특히 Non-GMO 옥수수·트러플 오일·안데스 솔트 등 고가의 재료와 청양고추 및 캐슈넛 등 '신박한' 재료를 사용해 '심심풀이 팝콘'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엠팝콘 로스터리를 만든 밀알케이의 모회사 '제이앤이(J&E)'는 지난 1996년 출범해 현재 우리나라 팝콘 생산 90% 이상을 담당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팝콘공장을 갖춘 회사다.

장유진 밀알케이 대표는 "기름없이 공기로만 튀기는 '에어팝핑' 기술 등 수십년 간 쌓아온 독보적인 R&D 노하우를 통해 프리미엄 팝콘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오는 5월에는 국내 최초로 강원동 평창군 용평면 농가들이 키워낸 유기농 옥수수를 재료로 한 국내산 유기농 팝콘을 출시해 농가 성장을 함께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엠팝콘의 유통 또한 깐깐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모델 출신 변정수와의 협업, 백화점과 특급호텔 등을 통한 '프레스티지 마케팅'으로 차별화했다. 엠팝콘은 현재 스타벅스 납품을 타진하는 등 판매 채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엠팝콘 팝업스토어를 4개 매장에서 선보인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엠팝콘 로스터리의 경우,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현상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혼술' 문화가 맞물리며 맥주 안주로도 선호도가 높아, 이례적으로 긴 기간동안 팝업스토어가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을 유지하는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홈트' 붐이 맞물려 각광받게 된 단백질 쉐이크도 밀레니얼 세대의 절대적 지지 속에 '단백질 보조식품'에서 '끼니 대체식'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셀렉스'로 단백질 영양식 시장에 돌풍을 몰고온 매일유업 관계자는 "당초 중장년층의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셀렉스 제품군을 개발했는데, 예상 외로 2030세대의 반응도 뜨거워 운동 전후 단백질 섭취를 위한 셀렉스 스포츠,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셀렉스 슬림25, 이너뷰티 관리를 위한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북유럽 브랜드 전문 수입·유통회사인 스칸딕프라자에서 선보인 스웨덴 제품 '베어벨스'는 1병당 3000원이 넘는 가격에도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이들을 위한 '속 편한 락토프리' 식사 대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바이럴 마케팅이 이루어지며 이른바 '인싸템'으로 등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워라벨'과 '소확행'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개인적 만족을 주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정보기술(IT) 활용에 능통한 이들 세대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상품정보 교류가 활발한 만큼, 세련되고 유니크한 소위 '인스타 감성'의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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