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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갑상선암] 여성환자의 55%가 40~50대…'착한 암' 인식은 잘못

장종호 기자

입력 2021-04-08 09:38

 여성환자의 55%가 40~50대…'착한 암' 인식은 잘못
여성암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갑상선암은 뚜렷한 증세가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사진은 환자의 목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윤여규 원장.

최근들어 피로감이 심해지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에 혹이 만져지는 40~50대 여성이라면 갑상선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갑상성암 발병률은 여성암 가운데 유방암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특히 갑상선암 발생자 수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약 3.3배 많고, 여성 환자 가운데 40~50대가 약 55%를 차지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윤여규 갑상선클리닉 윤여규 원장의 도움을 받아 갑상선암의 증상과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정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착한 암'으로 부르는 것은 잘못…목에 혹 있으면서 목소리 변화땐 의심

갑상선은 목 한가운데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몸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곳에 생기는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리고 예후도 좋아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려운 '미분화 갑상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100% 완치율을 보장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 후 10년까지 지켜봐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암이다.

윤여규 원장은 "이 세상에 착한 암은 없다. 특히 다양한 갑상선암 중 몇몇은 5년 생존율이 췌장암보다도 나쁠 정도로 위험하다. 드물지만 갑상선암이 림프절이나 폐로 전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 '착한 암'이라는 인식으로 치료를 차일피일 미뤄서는 안된다. 갑상선암은 발견되면 수술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갑상선암의 뚜렷한 증세가 없다는 것이다.

무기력감, 체중 증가 등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특별한 변화가 없어 의심하기도 어렵다. 간혹 목에 이물감이 잡혀도 '역류성 식도염' 또는 '후두염', '손떨림'이나 '가슴두근거림' 등 비슷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갑상선 검사 자체를 시행하지 않는 것도 증상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평소 ▲목에 결절(혹)이 만져지거나 ▲결절이 딱딱하게 만져질 경우 ▲결절이 크거나 갑자기 커진 경우 ▲목소리에 변화가 있을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 경우에는 갑상선암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호르몬 변화 등 발병 원인 추정…숙면·규칙적 운동에 조기검진 중요

갑상선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은 임신과 출산 등의 과정에서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겪고 임신 중에 생기는 자가 항체들은 갑상선에 염증을 일으켜 산후 갑상선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결국 이 염증으로 인해 40~50대 여성에게서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의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또한 다량의 방사선 노출, 유전적 요인, 환경 호르몬 등의 요인도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갑상선암 치료는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기존에는 아랫목의 피부를 절개해 수술했다면 최근엔 입안을 통해 갑상선을 수술하는 구강내시경술이 시행되고 있다.

구강내시경술은 피부 절개 없이 입안(아랫잇몸과 입술 사이)의 점막 3곳에 0.5~0.8㎝ 크기의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삽입, 갑상선까지 도달해 수술하는 신개념 수술법이다. 갑상선만 정교하게 절제할 수 있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후유증도 적다. 필요 시 주변 림프절 절제술도 쉽게 할 수 있다. 기존보다 더 확대된 4K 내시경 화면과 정교한 기구를 활용해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어 주요 혈관 및 부갑상선 등을 잘 보존할 수 있다.

윤 원장은 "많은 환자분들이 갑상선암 수술 후 '목소리를 잃는 것 아니냐, 목소리가 변하지 않느냐'는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한다"며 "구강내시경술은 피부 상처 없이 갑상선암 제거와 동시에 목소리 보존에도 효과적인 수술법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 평생 약 복용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 시작을 거부하거나 장기간 복용하던 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질병의 원인에 따라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치료의 방법과 시기는 꼭 갑상선 질환 치료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적당한 운동 등이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가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절주와 금연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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