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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문하고 체험하면 다르다! 도심 속 해외여행부터 근교 전시 관람까지…봄 나들이 '핫스팟' 기업별 문화공간

조민정 기자

입력 2021-04-07 08:55

최근 기업들이 자사 기업문화를 적극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복합 문화공간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만들어 낸 제품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철학과 메시지를 담아내는지 면밀히 살피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브랜딩으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기업들은 오프라인 문화공간을 통해 자사의 철학과 트렌디한 감각을 구현,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고 감성적인 자극에 많은 영향을 받는 MZ세대를 겨냥, 노골적인 브랜드 노출이나 상업적 느낌을 걷어낸 공간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따스해진 봄철을 맞아 가족,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기업별 복합 문화공간에서 이색 체험을 즐겨보자.

▶자사 브랜딩 철학 서울 곳곳에 자리잡은 '라이브러리'에 녹여낸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책과 문화를 결합한 공간 '라이브러리' 4곳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2월 종로구 북촌로 한옥마을에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14년 5월 트래블 라이브러리, 2015년 5월 뮤직 라이브러리, 2017년 4월 쿠킹 라이브러리를 차례로 개장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누적 방문객은 지난해 1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계절별, 시간대별 창가 블라인드 세팅이 매뉴얼에 따라 미묘하게 바뀌는 점이 특징이다. 매일 일광량 측정으로 적절한 블라인드 세팅 값을 지정해 디자인 서적들의 변색을 막고 이용자들이 '빛의 공간'에서 다양한 영감을 받도록 했다.

1만4000여권이 넘는 장서를 갖춘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보다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도심 한복판 속 여행'이라는 일탈 공간을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지적 활동으로서의 여행'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동식 비행안내판과 빈티지 지구본, 나라별 특징이 담긴 독특한 인테리어 가구들을 통해 색다른 여행 체험도 가능하다.

1만여 장의 음반과 3000여 권의 음악 전문도서가 갖춰진 뮤직 라이브러리에서는 롤링스톤즈의 100장 한정판 앨범과 레드제플린 초회 음반 등 희귀음반 250장을 실물로 만나볼 수 있다. 지하 1층과 2층에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는 '언더스테이지'와 곡 작업과 데모 녹음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갖춘 음악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도산공원 인근의 쿠킹 라이브러리는 방문객의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한 공간 배치가 매력적이다. 1층에서 요리를 즐긴 뒤 해당 요리를 2~3층에 마련된 서적으로 학습하고, 4층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방문자들은 라이브러리 내 서적에 나온 레시피대로 요리를 만들거나 쿠킹 클래스에 참여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라이브러리는 유사한 카드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다양한 체험이나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공감각적 공간"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취향이 적극 반영된 소셜 스페이스. '시몬스 테라스'

시몬스가 지난 2018년 경기도 이천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는 서울 근교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숙면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시몬스만의 스타일로 색다르게 풀어내 가족단위 나들이객부터 최신 트렌드에 열광하는 MZ세대까지 폭 넓은 연령층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매년 라운지 공간에서 시즌마다 열리는 다양한 전시는 침대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줄이고 기존 장르와 형식의 틀을 과감히 깨트리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현재 시몬스 테라스에서는 '가상의 여행'을 주제로 한 '버추얼 제티'(Virtual Jetty)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4팀의 영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작품을 통해 여행의 설렘과 추억을 되살려 뉴노멀 시대 속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브랜드 뮤지엄 '헤리티지 앨리'에서는 한국 시몬스 침대 브랜드가 숙면에 대해 고민해온 시간을 엿볼 수 있다. 창업자 젤몬 시몬스의 창립 초기 침대 공방 '아뜰리에'와 젤몬 시몬스 2세가 선보였던 '슬립 리서치 연구센터'가 재현됐고, 초창기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 시몬스 제품 제작에 활용됐던 도구 등도 전시돼 있다.

'매트리스 랩'에서는 시몬스가 가진 최신 프리미엄 기술력을 만나볼 수 있다. 감각적인 네온사인과 미러볼 등 위트있는 요소로 매트리스 구조에 대해 안내한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케노샤 존'에서는 감각적인 스타일로 시몬스의 정체성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마련돼 있다. 세탁기 모형과 라이프스타일 굿즈로 채워진 해당 공간은 시몬스 타이포그래피 브릭 건물을 배경으로 한 잔디 정원과 호텔 앞 핑크 도어와 함께 포토스팟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기업 색 최대한 배제, 진정한 문화공간으로…오뚜기 '롤리폴리 꼬또'·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틈'

오뚝이의 영문명 '롤리폴리 토이'(Rolypoly Toy)와 이탈리아어로 '벽돌로 만든 집'을 뜻하는 '꼬또'(Cotto)를 합성해 만들어진 '롤리폴리 꼬또'(Rolypoly Cotto)는 총 10만여 장이 사용된 붉은색 벽돌이 눈에 띄는 오뚜기의 첫 복합 문화공간이다. 식품회사인 오뚜기를 감각적, 감성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오랜 세월 굳건하게 뚝심을 지키고 발전한 기업 정신 및 브랜드 세계관이 한데 담겼다.

도로에 면하는 반지하 공간에 8m에 달하는 바와 부스, 소파가 자리한 식당 '케이브'(Cave)에서는 오뚜기 제품을 활용한 음식과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오뚜기 대표 제품 진라면과 카레를 활용한 '우삼겹&파채 라면', '명란크림라면', '쇠고기카레' 등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다.

동굴 안쪽 통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가든'(Garden)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가정 응접실처럼 꾸며진 '살라'(Sala) 외벽을 덮은 4800여개의 노란 스팽글은 이목을 사로잡는다. 전나무와 화초류로 뒤덮인 야외 식당 공간 '셰이드'(Shade)를 차지한 도기 풍경도 감각을 더해준다.

오뚜기는 롤리폴리 꼬또를 지속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정의하고 자사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는 최대한 배제하는 한편 은유적 방법으로 새로운 오뚜기를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로 채웠다.

서울 강남대로에 지어진 LG유플러스의 '일상비일상의틈'은 고객들에게 통신상품이 아닌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표방한다. 1층에는 자연을 콘셉트로 한 휴식공간이, 2층에는 카페 '글라스하우스', 3층에는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4층에는 포토스튜디오 '시현하다', 5층에는 멤버십 커뮤니티 '넷플연가'가 자리잡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상비일상의틈은 자사 기술을 활용해 선호하는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즐기고 취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MZ세대의 소통 공간으로 오픈 이래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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