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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부자 플레이 라이브로 봤다"는 고진영, PNC 챔피언십 나간다면 母와 함께…

김진회 기자

입력 2021-12-27 15:39

"우즈 부자 플레이 라이브로 봤다"는 고진영, PNC 챔피언십 나간다면 …
고진영.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주 미국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필드 복귀전에 들떴다.



지난 2월 끔찍한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한 이후 10개월 만의 복귀였다.

이번 복귀는 더 특별했다.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한 대회였기 때문이다. 무대는 PNC 챔피언십이었다. 메이저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들이 가족과 팀을 이뤄 겨루는 이벤트 대회. 우즈는 지난해에도 아들과 함께 이 대회에 참가해 7위에 오른 바 있었다.

우즈의 복귀와 찰리의 폭풍 성장으로 이 대회는 전세계 골프 팬의 주목을 받았다. 대회 첫 날에는 미국 전력에서 234만명이 시청했고, 시청률도 2001년 이후 최고(1.4%)를 찍었다. 우즈 부자가 11개 홀 연속 버디행진을 펼치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친 최종라운드의 시청자 수는 224만명, 시청률은 1.3%였다.

'한국 여자골프의 에이스' 고진영도 우즈 부자의 플레이를 기분 좋게 지켜봤다고 한다. 고진영은 27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PNC 대회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우즈의 복귀전이기도 했고, 찰리는 지난해에도 너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1년간 어떻게 성장했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새벽에 라이브로 봤다. 한국에도 PNC 챔피언십과 같은 대회가 생기면 엄마와 나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골프선수 고진영'이 아닌 '사람 고진영'에 대한 꿈을 전했다. "훗날 평범하게 한 가정의 아내와 엄마가 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사람 고진영의 작은 목표이자 큰 목표인 것 같다. 또 내가 낳은 아기가 골프를 한다고 하면 함께 대회에 나가 좋은 추억을 쌓는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진영은 지난달 22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에 등극했다. 또 시즌 5승으로 다승왕에 오르며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상금왕 3연패를 거두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순간이 가장 성취감이 컸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넬리 코르다와 막판까지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경쟁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미국 매체들은 내년에도 고진영과 코르다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예상했다. 이에 대해 고진영은 "코르다와는 인사도 하고, 라운드하면 얘기도 많이 한다. 2019년에는 코르다와 정말 많이 쳤다. 2주에 한 번꼴로 쳤던 것 같다. 친분이 있다. 경쟁구도이긴 하지만 굉장히 매너가 좋고 잘치는 선수다. 배울 수 있는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고진영 인생에 '느슨함'은 없다. 내년을 위해 고삐를 더 바짝 조이고 있다. 고진영은 "체력과 정신력, 기술을 다시 돌아보고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벌써 계획이 세워져 있다. 매 대회에 나갈 때마다 출전하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LPGA 투어에서 함께 경쟁할 코리안 낭자들이 많아졌다. 최근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합격한 안나린과 공동 8위의 최혜진이 내년 투어 카드를 손에 얻었다. 이에 고진영은 "그런 말을 할 위치는 아니다. 이런 질문은 매우 곤란하다"며 웃은 뒤 "짐이 많기 때문에 짐을 가지고 다니는 것 자체가 힘들다. 기술적인 부분은 매 주마다 잔디 특성이 달라서 부딪혀보고 느껴야 한다. 심리적인 부분에선 한국 투어를 뛸 때는 일요일에 대회가 끝나면 월요일과 화요일에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반면 미국 투어는 일요일 대회 끝나고 비행기 타고 이동한 뒤 다시 연습을 시작해야 하는 생활이 이어진다. 한국이 많이 그립기도 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낄 수 있다. 골프만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성숙해졌다"는 질문에 대해선 "루키 때보다는 성숙해진 것 같다. 골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내 행동에 주니어 선수들이 동기부여와 롤모델을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내 모습 자체가 성숙해진 것 같다. 20대 후반이다. 가볍게 행동하고 싶지 않다. 조금 더 무게감 있고,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1월 중순 출국 예정인 고진영은 "동계훈련은 4~5주 정도 간다. 골프 선수로서의 목표는 크게 세우지 않은 것 같다. 한국에 있을 때 신인왕 또는 우승이 목표다라고 했는데 내 성향 자체는 목표 설정이 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계획이자 목표다. 훈련 때는 올 시즌 부족했던 점이 많다고 느껴서 보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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