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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은 손금과 같다" '한국인 유일' LPGA 톱50 교습가가 전하는 레슨 노하우와 팁[SC인터뷰]

정현석 기자

입력 2021-12-09 10:14

수정 2021-12-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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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은 손금과 같다" '한국인 유일' LPGA 톱50 교습가가 전하는 …
LPGA가 선정한 TOP 50 베스트 티쳐에 3회 연속 선정된 전현지 코치. 사진제공=티골프스튜디오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PGA(미국여자프로골프)가 선정하는 TOP 50 베스트 교습가에 3회 연속 선정된 전현지 코치(50·티골프스튜디오 이사). 한국인으로는, 또한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교습가로는 유일무이한 3회 연속 쾌거.



전 세계 1800명의 LPGA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톱50 선별작업은 협회가 아닌 미국 골프 산업계의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한다. 신뢰성과 객관성이 담보된 평가다.

전현지 코치의 실력을 보여주는 객관적 사례, 하나가 더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선정한 해외 베스트 교습가 75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전현지 코치는 1994년 KLPGA 팬텀 오픈 우승으로 그 해 신인왕을 차지한 실력파 투어 프로 출신. 물론 실력 있는 선수가 실력 있는 지도자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투어 톱 랭커가 반드시 명코치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선수 시절 명성을 뛰어넘는 최고 지도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2003년 KLPGA투어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클래스A 자격을 취득했고, 같은 해 KLPGA에서 올해의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지도자 변신은 인생 터닝포인트가 됐다. 스포츠심리학 석사와 스포츠교육학 박사인 학구파 전코치는 심리학과 교육학을 골프 레슨에 접목했다. 마치 소크라테스 같이 대화법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인정은 전현지 레슨의 기본 철학이다. 그러다보니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전현지 만의 스윙은 없어요. 저만의 스윙을 고집하지 않아요. 모든 사람의 손금이 다르듯 모든 골퍼의 스윙은 다르거든요. 전 처음에 그분들의 스윙을 유심히 관찰해요. 그리고 대화하죠.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듣고 '자 그럼 이렇게 해보시라'고 권합니다. 골퍼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 속에서 타협할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해요. 제 마음대로 다 고칠 수는 없거든요."

전 코치는 많은 유명 투어프로들의 선생님이다.

2001년부터 4년 동안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고 신지애를 발굴해 LPGA투어에 진출하기 전까지 지도했다. EPGA 정연진, KPGA 박효원, PGA 노승열, LPGA 김인경, 유소연, JLPGA 이에스더 프로도 전 코치 손을 거쳐갔다.

선수 지도 철학도 같다. 철저한 커뮤니케이션, 대화 중심이다.

"같이 있는 동안 커뮤니케이션이 모두 다 잘 됐어요. 안 통한 선수는 없었죠. 소통이 안되면 레슨이 성립하지 않아요. 1시간 레슨 하면 그 1시간은 오롯이 대화하고 교류하는 시간이에요. 선수 자신만의 루틴을 다 바꿀 수는 없죠."

끊임 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지도자. 그래서 전현지 코치의 레슨은 깊이가 다르다.

"1998년에 대학원에 들어가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했어요. 클래스A라는 지도자 과정을 알게 됐고, 마침 동생(티골프스튜디오 전현숙 대표)이 미국에 살고 있어 바로 건너갔죠. 박사학위를 동시에 했어요. 저는 기술적 부분만이 아닌 인문학적 부분이 접목된 코칭을 하고 싶었습니다."

국내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시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도자가 선물 같은 팁 하나를 전한다.

"동작을 바꾸는 건 쉬워요. 생각을 바꾸기가 힘들죠. 골프 잘 치는 방법이요? 흠, 글쎄요. 무엇보다 도구, 즉 공과 채를 잘 가지고 노는 게 중요해요. 동작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어요. 모든 골퍼가 다르거든요. 손가락 차이로 채를 쥐는 방법조차 각자의 몸에 따라 다 다르죠. '스윙은 이래야 해' 하는 불변의 법칙 같은 건 없어요. 모두의 몸이 다른데 하나의 스윙만을 고집할 수도, 그럴 이유도 없어요. 밸런스만 깨지지 않으면 어떤 라이 상태에서든, 어떻게 휘두르든 잘 칠 수 있습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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