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올해도 어김없이 운명의 '박싱 데이(Boxing Day)'를 맞는다. '박싱 데이'는 성탄절 다음날인 26일이다. 기원은 영주와 농노가 존재하던 중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주들은 크리스마스 파티가 모두 끝나는 26일이 되면 농노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박스(Box)'에 생필품이나 돈을 채워줬다. 영주와 농노가 사라진 근대에 들어 '박싱 데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청소부나 우편 배달부 등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날로 변했다.
축구도 '박싱 데이' 선물을 준비한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리그들은 일제히 '휴가'에 들어갔지만 EPL은 팬들을 위해 '박스'를 풀어 헤친다. 1월 초까지 살인일정을 소화하며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또 '박싱 데이' 주간은 한 시즌의 반환점이라 흥미로운 법칙도 있다. 이 기간에 강등권(18~20위)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추락한다는 징크스다.
다만 경기는 쉼표가 없다. 손흥민(토트넘)도 출격 준비를 끝냈다. 그는 23일 열린 웨스트햄과의 리그컵 8강전에서 후반 16분 교체 출전해 인저리타임을 포함해 33분을 소화했다. 토트넘은 2대1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