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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손흥민에게 "모든 걸 짊어지면 잔인하잖아, 부담없이 했으면"

윤진만 기자

입력 2021-12-17 09:27

수정 2021-12-18 07:06

기성용이 손흥민에게 "모든 걸 짊어지면 잔인하잖아, 부담없이 했으면"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16일 구리GS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한 FC서울 캡틴 기성용(33)과의 인터뷰에서 주제는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로 흘러갔다.



기성용은 2010년대, 한국축구를 대표한 미드필더이자 전직 주장으로 A매치 110경기를 소화한 뒤 지난 2019년 1월 은퇴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대략 3년이 흘렀다. 대표팀을 바라보는 기성용의 심경은 어떨까. 은퇴 번복 가능성을 일축한 기성용은 "대표팀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계속해서 "벤투 감독님이 부임하고 나서 말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론 한번도 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멤버가 많이 빠졌고, 일본은 베스트였다. 반대로 우리가 베스트로 나오고 일본이 주요 멤버가 빠진 상태로 한국에서 경기를 하면 충분히 3대0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전 패배는 당연히 용납할 수 없지만, 저는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왜 어려운 경기를 했는지를 보기 때문에 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큰 문제없이 순항하고 있다. 후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주고 있다. 큰 문제 없이 월드컵에 갈 것 같고, 부상만 없다면 본선에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경험을 토대로 대표팀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 그는 "후배들과 연락을 자주한다. 그 자리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안다. 언론에서 '해외파가 하루 훈련하고 대표팀 경기를 치르는데, 괜찮을까'란 식으로 기사를 쓴 것을 봤다. 하나도 안 괜찮다. 그런데 어쩌겠나. 100% 컨디션은 불가능하다. 70~80% 컨디션으로 뛰어야 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났겠구나' 생각하면 안타까운 거다"라고 말했다. 현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연락이 올 때면 시차적응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고.

기성용은 손흥민에 대해 "사실 부담이 많이 될 것이다. 결과가 안 좋으면 힘들 것이다. 그런 부담이 없었으면 좋겠다. 흥민이가 모든 걸 짊어지고 가는 것이 본인한테 너무 힘들고, 잔인한 것 같다. 영국에서도 그 레벨에서 그런 경기를 항상 하는게 엄청난 부담이고 스트레스다. 대표팀 와서도 기대치를 충족해야 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후배들이 도와주고 부담을 덜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안익수 감독은 기성용의 경험과 실력이 대표팀에 도움이 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이러한 능력을 소속팀에서만 쓰기엔 아깝다는 것이다. 기성용은 "제가 (박)지성이형 급도 아니고… 복귀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까진 제가 바란대로 잘 되고 있다. 나는 4년의 텀을 보고 은퇴했다. 어린선수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 (정)우영이는 원래 잘했고, (황)인범이가 경험을 쌓으면서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대표팀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고, 우리 때와 달리 시스템도 잘 갖춰졌다"고 했다.

기성용은 내년 겨울에 펼쳐질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관중석에서 '직관'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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