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FA컵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패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명승부를 연출했다. 전반 25분 홍정운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떠안았다. 하지만 무려 세 골을 터뜨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 역시 마지막까지 팬, 그리고 축구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스스로 품격을 높였다.
실패의 아픔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FA컵 우승을 놓친 후 "감독으로서 경기 운영이나 전술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1년 동안 달려왔는데, 마무리가 좋았다면 선수들이 더 인정받고 한 단계 올라설 계기가 됐을 것이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준 것은 수고했다. 올해 부족했던 걸 잘 채워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3년 돛을 올린 대구는 2014년 조광래 대표이사 부임 뒤 꽃을 피웠다. 2017년 K리그1(1부 리그) 무대에 합류한 뒤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덧 K리그의 '신흥강호'로 자리 잡았다. '쿵쿵골'로 대표되는 대구의 뜨거운 응원도 K리그 모범사례로 꼽힌다. 2022년, 창단 20년을 맞는 대구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