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일류첸코(31)와 브라질에서 건너온 구스타보(27)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 현재, 나란히 19개씩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류첸코가 15골-4도움, 구스타보가 14골-5도움을 만들었다. 공격포인트 20개까지 각각 1개씩 남겨뒀다. 스플릿라운드가 도입된 2013년 이래 외국인 듀오 중 각각 20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쌓은 듀오는 2013년 서울의 데얀-몰리나(각 24개, 22개), 2020년 포항의 일류첸코-팔로세비치(각 25개, 20개)가 '유이'하다.
기록만 놓고 보면 서로 상부상조했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이번 시즌 두 선수가 동시에 선발 출전한 경기는 3월20일 수원FC와의 6라운드밖에 없다.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는 31경기씩 뛰었다. 즉, 나머지 30경기에선 서로 엇갈리거나, 다른 시간대에 투입되거나, 다른 한 명이 부상 등의 이유로 결장했다. 서로간 13번이나 교체가 일어났다. 그래서 두 선수를 합해야 한 명의 스트라이커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일류첸코는 팀의 총 경기시간의 61.8%(2071분), 구스타보는 전체시간의 48.5%(1627분)에 출전했다. 1개의 공격포인트를 빚어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각각 109분과 85.6분이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최근 3경기에서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를 경기 중 맞바꿨다. 공교롭게도 교체돼 들어간 선수들이 제몫을 해냈다. 포지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한 득점을 채워준 셈이다. 이런 흐름 속 전북은 최근 3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며 리그 5연패에 한걸음 다가섰다. 3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70점을 기록, 울산(67점)과의 승점차를 3점으로 벌렸다. 울산은 지난 시즌 득점의 절반가량을 책임진 주니오 없이 올시즌에 임했다. 확실한 득점원 없이 시즌에 임한 여파가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서 울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북에는 '2020년 주니오'만큼 임팩트 강한 골잡이는 없지만, 득점 5위권 내에 든 정상급 공격수를 둘이나 보유한 효과를 보고 있다. 전년 대비 울산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2.0골에서 1.69골로 줄었고, 전북의 평균득점은 1.7골에서 1.86골로 늘었다. 결국은 화력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