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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에 터진 '아픈손가락' 바이오, 대전은 승강PO로 이끌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1-11-07 16:39

수정 2021-11-08 06:00

결정적 순간에 터진 '아픈손가락' 바이오, 대전은 승강PO로 이끌다


[안양=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미운 오리새끼' 바이오(26·브라질 출신)가 대전 하나시티즌을 승강 플레이오프(PO)로 이끌었다.



대전은 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PO에서 바이오의 멀티골을 앞세워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4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준PO에서 0대0 무승부를 거두며 PO에 오른 대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올해로 8회째인 PO에서 역전승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K리그 클래식(1부)에서 최하위에 그쳐 강등된 이후 2부리그서 6시즌을 보낸 대전은 7시즌 만의 1부리그 승격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주인공은 바이오였다. 대전은 초반 안양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K리그2 PO는 정규리그 상위 순위 팀에 어드밴티지를 준다. 정규리그에서 3위에 오른 대전이 승강 PO에 가기 위해서는 2위 안양을 무조건 잡아야 했다. 공격적으로 나선 대전은 높은 위치부터 이어진 안양의 압박과 빠른 역습에 주도권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수비 실수까지 겹쳐 전반 12분 조나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32분 박진섭의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승부를 원점(1-1)으로 돌린 대전은 후반 17분 바이오로 승부수를 띄웠다. 바이오는 대전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 시즌 전남 드래곤즈와 분쟁 끝 영입된 바이오는 단 4골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퇴출 이야기도 나왔지만, 새롭게 대전 지휘봉을 잡은 이민성 감독은 "코로나19 시기에 그만한 공격수를 찾기 어렵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브라질 휴가 때부터 몸무게를 직접 관리하는 등 겨우내 바이오 부활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바이오는 살아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무득점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교체를 고려했지만, 이 감독은 다시 한번 바이오를 믿었다. 출전 명단 제외 등으로 밀당을 하며 바이오 살리기에 나섰지만 8월에야 첫 골을 넣는 등 바이오는 정규리그에서 단 두 골에 그쳤다. 그 사이 대전은 '높이' 보다 원기종 공민현 김승섭, 마사 등 '스피드'에 초점을 맞춘 축구로 반등에 성공했다. 바이오가 설 자리는 없었다.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PO, 이 감독은 바이오 카드를 꺼냈다. 이 감독은 "바이오가 선발 보다 조커가 어울린다. 플랜B로 바이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는 피지컬을 앞세운 특유의 파워 넘치는 플레이로 지친 안양의 수비를 공략했다. 가벼운 움직임을 보인 바이오는 결국 후반 24분 이현식의 멋진 백힐 패스를 받아 이날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바이오는 득점 후 버스 3대를 전세내 원정 응원을 온 대전 서포터스를 향해 뛰어가며 기쁨을 함께 했다. 바이오는 후반 40분 멋진 감아차기로 쐐기골까지 뽑아내며 '이날의 남자'가 됐다. 바이오는 "한 시즌 부진은 있을 수 있다. 그보다 중요한 PO에서 득점을 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상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비적인 부분을 잘 정비해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대전은 다음 달 K리그1 11위(미정)과 승강 PO를 치른다. 안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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