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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태극마크' 또 배출한 수원삼성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최만식 기자

입력 2021-11-03 16:08

수정 2021-11-04 05:20

'생애 첫 태극마크' 또 배출한 수원삼성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국대 징크스? 이제 그만!' 수원 삼성은 최근 A대표팀에 발탁된 김건희(26)의 소감을 촬영한 영상을 배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월 A매치 차출 명단을 확정하면서 부상으로 이탈한 황의조(보르도)를 대신해 김건희를 선택했다.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힌 김건희는 영상에서 "아직 팬분들의 응원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 부족하지만 기회를 주신 벤투 감독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런 특별영상을 공개할 정도로 수원 구단이 자랑스러워 할 만하다. 올해 '대표팀 풍년'을 맞았던 수원이다. 김건희에 앞서 '늦깎이' 이기제(30), '새내기' 정상빈(19)이 지난 6월 A매치때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친정으로 복귀한 권창훈(27)이 수원 소속 '국가대표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민우(31) 외에 변변한 '국대'를 배출하지 못했던 수원으로서는 김건희의 추가 발탁이 몹시 고무적인 일이다. 한데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호사다마'를 경험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그렇다. 일종의 '국대 징크스'같다. 수원은 대표팀 발탁 이후 리그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5월 이기제 권창훈 정상빈이 무더기로 발탁됐을 때 수원은 올해 최상의 시기였다. 5월말 전반기를 마감하기 전 리그 8경기 무패(5승3무) 행진으로 2위까지 뛰어오른 상태. 권창훈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6월 5일)에서 1골-1도움을, 정상빈은 스리랑카전(6월 9일)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전반기 '매탄소년단' 흥행에 이은 겹경사였다.

그러나 6, 7월 A매치 휴식기를 보내고 후반기에 들어가자 10경기 연속 무승(3무7패)의 늪에 빠졌다. 상위권은 커녕 6위 자리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설상가상, 지난 9월 7일 레바논과의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에 차출됐던 권창훈이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안고 돌아와 전력에서 이탈했다. 권창훈은 지난달 2일 열린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지만 복귀 2경기 만에 발목을 또 다쳤다. 비슷한 시기 정상빈도 훈련 중 무릎 부상을 해 10월 24일 대구F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돼서야 복귀했다.

부상 악재로 인해 권창훈은 하반기 정규리그 14경기 중 7경기, 정상빈은 10경기에 출전했다. 무사하게 14경기를 소화한 이는 이기제뿐이었다. 이 때문에 수원은 대구와의 최종전에서야 파이널A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힘겹게 파이널A 라운드에 돌입한 수원은 현재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걸린 리그 3위의 희망을 향해 뛰고 있다. 정상빈에 이어 권창훈도 부상 회복했고, 부상으로 하반기 11경기 결장했던 김건희도 지난 9월말부터 출전하는 중이라 바짝 피치를 올려 볼 시기다.

11월 A매치 휴식기가 지나면 파이널 두 경기를 남겨놓게 되는 수원. '국대 징크스'가 재발하지 않는 게 시즌 마지막 소망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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