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 서울이 '단두대매치'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서울은 3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에서 0-3 스코어를 4대3으로 뒤집으며 역사에 남을 대역전드라마를 썼다. 자칫 최하위 광주에 1점차로 추격을 받을 뻔한 상황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승점차를 7점으로 벌렸다. 서울이 승점 40점, 광주가 승점 33점이다. 같은시각 강원(38점)이 포항 원정에서 0대4 패하면서 서울은 10위로 한 계단 점프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9위 성남(41점)과는 1점차.
경기 후 안익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 FC 서울이라는 기대감 잃지 않고 프라이드를 가지고 열심히 싸웠다. 멀리 오신 팬들에게 이만한 감동과 이만한 메시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기뻐했다.
서울은 전반 42분부터 후반 5분까지 김종우 이찬동 엄원상에게 연속 실점했다. 기성용까지 부상을 당해 하프타임에 차오연과 교체됐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후반 19분 알렉스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맹추격을 시작했다. 22분 팔로세비치, 33분 강성진이 연속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리고 후반 42분 고요한이 천금같은 결승골을 뽑아냈다.
안 감독은 "(끌려갈 때)전술에 대한 부분을 고민했다. 오스마르를 중원에 배치하면서 기성용 역할을 맡기고, 공격수를 한 명 더 올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전술 변화가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0-3으로 4대3으로 뒤집은 경기는 안 감독 역사에서 처음있는 일. 그는 "그런 경우가 없었다. 나는 실점을 많이 하지 않는, 실리적인 축구를 하는 감독이다. 오늘은 의외의 결과였다. 그래도 오늘의 감동은 오늘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차오연은 음주운전건으로 8경기 징계를 끝낸 뒤 이날 복귀했다. 논란을 감수하고 차오연을 전격적으로 투입한 배경에 대해 "오연이는 내가 부임하기 전 그런 일을 했다"며 "오연이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아이인데, 한번의 실수로 마음적으로 큰 고통을 안고 있었다. 본인 스스로 팬들에게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부분을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프로데뷔골을 터뜨린 강성진에 대해선 "어리지만 열심히 준비하며 오늘 일익을 담당했다. 앞으로 성장을 가늠할 수 없다"는 표현으로 높은 기대감을 표출했다. 고요한에 대해선 "상당히 힘든 상황에서 레전드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서울은 오는 7일 잠실올림픽경기장에서 성남을 상대로 36라운드를 치른다.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잔디보수로 공사에 돌입해 파이널라운드에선 잠실을 홈으로 활용한다. 안 감독은 "상대팀도 똑같은 컨디션이다. 새로운 적응력의 싸움이다. 원활한 적응을 통해 홈경기다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