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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도 데이터 시대]②선수평가 이젠 입이 아닌 데이터로 말한다, K리그판 파워랭킹 '다이나믹 포인트'

윤진만 기자

입력 2021-11-01 16:14

수정 2021-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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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선수평가 이젠 입이 아닌 데이터로 말한다, K리그판 파워랭킹 '다이나믹…
이미지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0골을 넣은 A가 9골을 넣은 B보다 더 뛰어나다.' 과거 득점, 도움, 슈팅, 선방 등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만으로 선수를 평가할 때는 이 공식이 성립했다. 허나 단순한 숫자로 평가하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득점은 적지만 공격기여도가 더 높은 선수는 평가절하 되기 십상이었다. 대표팀이든, K리그든, 공격포인트를 많이 쌓는 공격수들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개인상을 독식한 배경이다.



IT 기술의 발전에 따른 축구 데이터의 세분화는 선수평가에 대한 기준을 바꿔놨다. 공중볼 경합 성공률, 드리블 성공률, 볼 탈취, 페널티 선방 등 디테일한 스탯을 적용하면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많은 선진 클럽에선 이같은 데이터를 선수평가와 전술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올시즌 소위 '파워랭킹'으로 불리는 일종의 '선수 순위표'를 신설했다. 바로 '다이나믹 포인트'다. 아이디어는, 한 축구팬이 유명 축구 커뮤니티에 K리그 라운드마다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K리그 파워랭킹'을 올리는 데서 따왔다. 연맹 직원이 직접 이 축구팬에게 연락해 협업을 제안하면서 지금의 '다이나믹 포인트'가 탄생했다.

K리그판 파워랭킹인 '다이나믹 포인트'는 각 선수들이 라운드마다 기록한 31개의 항목의 부가데이터 수치를 사전에 정해진 산식에 넣어 선수 포인트를 계산한다. 포지션마다 부가데이터 항목의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고, 최근 5경기를 기준으로 라운드별 차등분배한 점수를 더해 최종 포인트를 뽑는다. 5라운드에 100%를 분배하면 4라운드에 80%만을 분배하는 식이다. 영국 스포츠방송 '스카이스포츠'의 '파워랭킹' 산식을 따랐다. 31개 항목 중에는 경고(-100점), 경고누적(-1400점), 자책골(-1500점), 볼미스(-3점), PK 제공(-1000점), 유효슈팅(150점), 페널티 지역 밖 골(이하 공격수 기준 1000점), PK 실축(-450점), 키패스(150점), 크로스 성공(40점), 태클(이하 수비수 기준 75점), 인터셉트(80점), 클린시트(250점) 등이 있다.

연맹은 홈페이지, SNS를 통해 라운드별 '다이나믹 포인트' 순위를 공개해 팬들에게 리그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34라운드를 예로 들어 수원FC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울산 이동경이 6818점을 얻어 1위에 랭크했다. 9위에서 1위까지 8계단 상승했다는 표시를 해놔 순위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K리그 데이터 포털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는 일자별 '다이나믹 포인트'를 통해선 누적 '다이나믹 포인트' 체크가 가능하다. 이는 곧 올시즌 누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는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34라운드 현재, 세징야(대구)가 5만2877점으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고, 이창민(제주, 4만8485점) 라스(수원 FC, 4만8084점), 바코(울산, 4만4658점), 주민규(제주, 4만3303점)가 나머지 빅5를 채운다.

나아가 상위랭커들을 포지션별로 분류할 경우 '다이나믹 포인트'로 베스트일레븐을 꾸릴 수 있다. 34라운드까지의 누적포인트를 기준으로 라인업(4-3-3)을 짜보면, 세징야, 라스, 주민규가 스리톱을 구성하고, 바코, 이창민 신진호(포항, 3만9234점)가 중원 트리오로 나선다. 이기제(수원, 4만1092점)와 강상우(포항, 3만4950점)가 양 풀백, 홍정호(전북, 3만3587점) 불투이스(울산, 3만2745점)가 중앙수비를 담당한다. 조현우(울산, 2만9212점)가 골문을 지킨다. 뮬리치(성남, 4만213점), 일류첸코(전북, 4만14점), 이동준(울산, 3만8713점), 오스마르(서울, 3만3804점) 등은 조커로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팀별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 포지션별 최고는 누구인지, 패스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는 누구인지를 '다이나믹 포인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SNS, K리그 중계방송, 유튜브 방송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다이나믹 포인트'는 여러모로 축구 데이터 활용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종권 연맹 홍보팀장은 "'다이나믹 포인트'라는 아이템에 팬들의 관심도가 높다. '다이나믹 포인트'가 K리그 대표 고유지표로 발전해 계속 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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