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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연승으로 광주 반등 이끈 김호영 감독 "내 사전에 절망은 없다"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8-26 16:17

수정 2021-08-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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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으로 광주 반등 이끈 김호영 감독 "내 사전에 절망은 없다"
◇광주 김호영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시즌 전 '강등 1순위'로 꼽힌 광주FC가 시즌이 클라이막스로 진입하는 시점에 대반전의 시동을 걸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 후 23경기에서 5승(4무14패)에 그치며 최하위도 경험했던 광주는 최근 3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1대0), 대구FC(2대1), 성남FC(2대0)를 잇달아 잡으며 26일 현재, 9위로 점프했다. 27일 예정됐던 강원FC와의 원정경기가 강원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취소되면서 3연승의 기쁨을 안고 꿀맛같은 휴식기에 돌입했다.

광주 김호영 감독은 26일 전화인터뷰에서 "작년에 FC서울 대행을 맡아 3연승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 3연승에 더 마음이 간다. 선수들이 정말 헌신적으로 열심히 해줬다. 너무 자랑스럽다"며 반등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올해 광주의 사정을 아는 이들이라면 '대반전'이라는 표현이 와닿을 것이다. 김 감독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이 때문에 시즌 전 내가 생각했던 순위까지 못 올라갔다. 가용 가능한 센터백은 3명 밖에 없어서 부상 위험 때문에 다른 수비 전술을 쓸 수 없었다. (여름에)펠리페는 꼭 잡고 싶었는데, 본인 의지가 강해 잡지 못했다. 펠리페 대신 들어온 조나탄은 부상을 했다"고 털어놨다.

모두가 힘든 시기, 김 감독은 마음으로 흔들리는 팀을 붙잡았다. "결국 사람의 모든 일이 마음으로 하는 것 아니겠나. 해 떨어졌다고 하늘만 바라보면 뭐하겠나.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난 5월 팀이 5경기에서 승점 1점만을 따냈을 때가 있었다. 주변에서 많은 말이 나왔지만, 그때에도 절망하지 않았다. 내 사전에는 절망이란 단어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비적인 전술로 변화를 꾀한 뒤 반등한 팀들이 나왔지만, 김 감독은 자신의 철학인 '유기적이고 조직적인 축구'를 버리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14패(26라운드 기준 최다패)를 했지만, 강등권 싸움 중인 팀 중에선 가장 많은 8승을 거머쥐었다. "많이 맞으면서 맷집을 키웠다. 맷집이 단단한 팀은 잘 무너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허 율 이순민과 같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기존 선수들이 (부상에서)돌아와도 베스트로 뛴다는 보장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김)주공이는 최근 대구, 성남전에 프리롤을 줬더니 과거 좋았던 모습을 보였고, (엄)지성이는 어린 친구인데도 경쟁력을 보였다. 헤더와 발을 고루 잘 쓰고, 발도 꽤 빠르다. 훈련 태도도 좋다. 피지컬만 키우면 유럽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윤)평국이가 좋은 선방을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서울 원정에서 0대1로 패한 뒤 "반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하루는 영상 미팅을 하러 회의실로 향하는데,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선수들이 모여 있더란다. 선수들은 시간이 모자르다며 5분을 추가 요청했다. 감독은 흔쾌히 'OK' 했다. 회의실 옆 치료실에 앉아서 기다렸더니, 10분이 지나서야 선수들 회의가 끝났다고. 회의실에 들어선 김 감독은 '너희들끼리 다 얘기를 끝마친 것 같으니, 나는 영상만 보여주면 되겠네'라며 분위기를 띄웠단다. 김 감독은 "경기에는 많이 나서지 못하지만 곽광선 한희훈 이진형과 같은 고참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간다. 고마운 존재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화 통화를 하기 전까지 9월 11일 열릴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 영상 분석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코치, 선수들은 쉬어도 경기를 준비하는 감독이 어떻게 쉴 수 있겠나. 이게 내 할 일인데. 지금 우리가 3연승을 했다지만, 앞으로 잔류 싸움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성남은 작년에 잔류싸움에서 끈끈하게 살아난 팀이고, 서울은 스쿼드가 좋아 언제든 반등할 수 있는 팀이다. 최종전에 가서야 강등이 결정날 거라고 예상한다. 광주는 물론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 아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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