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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겨냥해야 했던 전북 송민규 "포항과의 경기는 처음이라…"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8-25 21:48

수정 2021-08-26 11:20

친정팀 겨냥해야 했던 전북 송민규 "포항과의 경기는 처음이라…"
사진=연합뉴스

[전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포항과의 경기는 처음이라…."



'요즘대세' 송민규(22·전북 현대) 축구 인생에 이런 경험이 또 있었을까.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결.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그 중심에는 송민규가 있었다. 송민규는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는 인기남이다. 탈압박, 여기에 시원한 '한 방'을 묶어 한국 축구의 스타로 떠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송민규 영입에 힘을 쏟았다.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본 과감한 움직임이었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전북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송민규를 품에 안았다. 추정 이적료만 20억원. 포항은 '업어 키운' 송민규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팀의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팀 전력 약화와 팬들의 비난을 감수했다.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송민규가 '친정팀' 포항과 격돌했다. 이날 선발로 그라운들들 밟은 송민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중간중간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친정팀의 골문을 노렸다.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경기는 전북의 2대0 승리.

경기 뒤 송민규는 어색한 표정이었다. 그는 "포항과의 경기는 처음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팀으로서는 꼭 이기고 싶었다. 이겨야 했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 그를 향해 나아가는 시즌 중 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골을 못 넣었지만 동료의 골로 승리해 기쁘다. 김기동 포항 감독님은 아예 뵙지는 못했다. 뵙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연 어떤 마음으로 뛰었을까. 그는 "내가 굳이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북 소속으로 전북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설렘이 컸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개인적인 결과가 나왔다. 팬들께 죄송하다. 나 스스로도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말 몇 번 이런 특별한 경기가 있을까 생각한다. 좋은 것 같다. 특별한 경기 속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줘야 나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조금 더 세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민규의 경기를 지켜본 김상식 전북 감독은 "송민규에게 '포항 유니폼을 입었을 때보다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 상대가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 그걸 이겨내야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송민규는 "(상대가) 강하게 하는 부분도 느끼고 있다. 내가 어디로 가든 따라온다. 그건 상대의 전술이다. 내가 이겨내야 한다. 이겨내지 못하면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내가 막히면 분명 동료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쉬워지지 않을까 싶다. 동료들을 믿으며 호흡을 이어나간다면 힘든 시간도 지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송민규는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2차전에 나선다. 송민규는 "대표팀 부름은 영광스럽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발탁이 돼 감사하다. (내가 생각해도) 많은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고 말한다. 대표팀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지를 전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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