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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부상으로 선수 줄줄이 실려나가도…벙어리 냉가슴 앓는 사령탑들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8-25 22:06

수정 2021-08-26 06:27

부상으로 선수 줄줄이 실려나가도…벙어리 냉가슴 앓는 사령탑들
사진=연합뉴스

[전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승리하고도 웃지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꾹 참아야 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전북(승점 46)은 5경기 무패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경기 뒤 김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이유가 있었다. 전북은 이날 경기에서 '주포' 일류첸코를 잃었다. 선발 출격한 일류첸코는 전반 막판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스태프의 등에 업혀 그라운드를 떠났다. 일류첸코는 올 시즌 11골을 넣은 전북의 에이스다. 또한, 경기 막판에는 '베테랑' 이승기마저 들것에 실려 나왔다.

김 감독은 "거친 경기였다. 선수들이 잘 이겨내고 홈에서 승리해 기쁘다. 심판의 성향이 있을 수 있다. 승리했는데 심판에 대해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거친 경기가 아쉽긴 하다. 우리 선수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류첸코는 많이 안 좋은 것 같다. (발목이) 많이 부었다. 접질렸다. 경합 상황에서 발목을 잘못 짚었다. 이승기는 응급조치를 취했다. 잘 봐야한다. 한 경기 치르고 부상 선수가 나왔다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벙어리 냉가슴이다. 이날 경기 내내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일류첸코 외에도 송민규, 구스타보 등 몇몇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누구 핑계를 대기는 어렵다. 잘 이겨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전북만의 얘기가 아니다. 매치업 상대는 포항도 비슷한 상황. 김기동 포항 감독은 "(판정) 부분은 민감하다. 이 자리에서 말하면 조심스럽다.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준비하고 계획한대로 경기를 잘 진행했었다. 전북이 뭔가 만들어서 넣었다기보다 우리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두 번째 골도 우리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페널티킥이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한 것은 좋은 모습이었다. 패배를 빨리 떨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아직 체크하지 못했지만 타박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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