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이슈]임상협-수원FC로 본 '천적의 세계'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8-17 15:51

수정 2021-08-18 06:00

임상협-수원FC로 본 '천적의 세계'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임상협은 우리 팀만 만나면 펄펄 나는 것 같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6경기서 4승2무로 잘나가던 수원FC는 15일 포항 스틸러스에게 1대3으로 패하며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정확히는 임상협에게 발목이 잡혔다. 지난 5월 18일 맞대결에서도 임상협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3대4로 패했던 수원FC는 이날도 임상협에게 멀티골을 내줬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임상협은 물만난 고기처럼 뛰어다니며 수원FC 골망을 흔들었다. 임상협은 올 시즌 8골을 기록 중인데, 5골을 수원FC를 상대로 만들어냈다. 무려 60%에 달한다. 가히 수원FC의 '천적'이라 할 만하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유난히 특정 팀에 강한 선수들이 있다. 올 시즌 임상협이 가장 두드러지지만, 제주 유나이티드만 만나면 펄펄 나는 조유민(수원FC)도 빼놓을 수 없다. '골넣는 수비수' 조유민은 올 시즌 총 4골, 프로 통산 7골을 기록 중인데, 그 중 3골을 올 시즌 제주를 상대로 기록했다. 수원 삼성에 유독 강한 주민규(제주·3경기 3골), '수원FC 킬러' 뮬리치(성남FC·2경기 3골) 등도 올 시즌 대표적인 '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K리그 역사를 보면 다양한 천적 관계가 있다. 1994년 당시 LG(현 서울)는 포항의 라데만 보면 치를 떨었다. 라데는 LG전 6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폭발시켰다. 단일 시즌 특정팀 상대 최다골 기록이다. 1991년에도 LG는 포항 출신 스트라이커에게 당했는데, 당시 이기근은 LG전 8경기에서 9골을 몰아넣었다. 제주에게는 샤샤가 저승사자였는데, 샤샤는 1999년 수원 유니폼을 입고 5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성남에서 뛴 2002년에도 5경기 7골을 기록했다. K리그1 시대로 범위를 좁히면 당시 강원FC에서 뛰었던 제리치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4번의 맞대결에서 7골을 넣은 것이 최다골이다.

K리그 역대 통산 상대팀별 득점현황을 보면 역시 '기록의 사나이' 이동국이 첫 손에 꼽힌다. 이동국은 부산에 강했는데, 38경기에 나서 26골을 넣었다. 특정팀 상대 최다골이다. 이동국은 울산을 상대로도 20골, 수원, 포항, 경남을 맞아 18골을 넣는 등 이 리스트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출전 경기 당 득점수로 따질 경우에는, '대전 킬러' 안정환이 단연 으뜸이다. 안정환은 현역 시절 대전과의 17경기에서 17골을 넣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득점을 했으니, 대전 입장에서 안정환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름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