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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캡틴' 조소현! 한국-일본-노르웨이 거쳐 토트넘까지

이건 기자

입력 2021-08-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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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조소현! 한국-일본-노르웨이 거쳐 토트넘까지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조소현(토트넘 위민)은 도전자다. 한 군데 머무르지 않는다. 발전을 위해서라면 변화를 감행한다. 자신의 발전 뿐만이 아니라 한국 여자 축구 아니, 축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지금의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조소현을 만났다. 5일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이정우)이 주최한 온라인 토크 콘서트 '라이징 투 더 톱(Rising to the top)'에서였다. 주영한국문화원은 영국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조소현과의 만남을 통해 정상에 향해 질주하는 도전 정신을 영국에 알렸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앞서 조소현과 영국 현지 한국 취재진들이 만났다.

▶올림픽 그리고 아쉬움

2020년 도쿄 올림픽이 한창이었다. 여자축구는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다. 스웨덴과 캐나다가 격돌한다. 동메달은 미국이 차지했다.

조소현은 영국 런던에서 올림픽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 올해 3월 중국와의 올림픽 플레이오프에서 지면서 일본에 가지 못했다. TV를 통해 올림픽을 보면서 아쉬움을 계속 느꼈다.

"올림픽을 지켜봤어요. 중국 경기를 봤는데 솔직히 화가 나기도 했어요. 우리를 누르고 올라갔는데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중국은 조별리그에서 1무2패에 그쳤다. 브라질에 0대5, 네덜란드에 2대8로 졌다) 우리가 그런 중국에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어요."

여자축구의 발전도 확인했다.

"많은 팀들이 성장했어요. 예전이라면 여자축구는 느리고 기술도 약하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이제 터프해졌고 공수 전환도 많이 빨라졌어요. 많이 성장했어요."

그러면서 한국 여자 축구의 현실도 돌아보게 됐다. 바로미터는 호주였다. 호주는 이번 올림픽에서 4강에 올랐다. 미국에게 지면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3년 전 요르단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호주와 0대0으로 비겼다. 결과 뿐만이 아니라 내용도 대등했다. 그 3년 사이 한국은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했고 호주는 4강에 올랐다. 차이가 벌어졌다.

"호주를 응원했어요. 같은 아시아팀이니까요. 메달을 못 따서 아쉬웠어요. 호주는 지금 뿐만이 아니라 2023년 월드컵(호주-뉴질랜드 공동개최)도 생각하고 있어요. 먼 미래를 보면서 준비하는 것이 멋있고 부럽기도 해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올림픽대표팀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학범호는 8강에 올랐다. 그러나 멕시코에게 지며 귀국짐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조소현은 어린 동생들을 응원했다.

"정말 많이 응원했는데요. 8강 탈락이 너무나 아쉬웠어요. 4강, 결승까지 갔으면 했어요. 어린 선수들이니까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요. 남자 대표팀에 들어올 선수들도 많고요.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리그하면서 잘 보여줘서 대표팀에 합류했으면 좋겠어요."

▶월드컵 그리고 기대

조소현은 월드컵 무대를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다.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했다.2015년에는 16강까지 갔다. 2019년에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23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린다. 월드컵에 나가기 위해서는 2022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서른 중반에 접어든만큼 이번 월드컵이 선수로서 뛸 수 있는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만큼 후회를 남기지 않고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한다.

"아마도 (김)정미 언니나 (윤)영글 언니 다음으로 제가 고참이 될 거 같아요. 주장했던 경험도 있고 하니까 선수들에게 조언을 잘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영국에서 있으면서 제 자신도 더욱 정교해져야겠지요. 더 신경써야 해요. 팀을 이끌고가기보다는 뒤에서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팀 내 언니로써 조금 더 해야해요."

▶토트넘 그리고 미래

1월 팀을 옮겼다. 안정적이었던 웨스트햄을 박차고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잉글랜드 여자축구에서 토트넘은 아직 입지가 크지 않다. 2부에서 막 올라왔다.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모든 것이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조소현은 미래를 위해 토트넘행을 선택했다.

"제 자신을 발전시키고 싶어서 이적을 선택했어요. 웨스트햄에 계속 있었다면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기는 했을 거에요. 그러나 발전하려면 팀을 옮기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끌렸을까.

"제가 한국과 일본에 있었을 때 지도자들이 디테일한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줬어요. 그런데 웨스트햄에서는 디테일보다는 광범위하게 이야기를 해줘요. 토트넘에서는 달랐어요. 리한 스키너 감독과 훈련을 하면서 제가 아차싶었던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주더라고요. 그동안 대표팀도 오래 했고 제 나름대로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 안일했던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

조소현의 예전 발자취와 궤를 같이 한다. 현대제철에서 오래 뛰었다. 2016년 고베 아이낙으로 이적했다. 이후 노르웨이를 거쳐 잉글랜드 무대로 왔다. 변화와 발전에 대한 갈망이 그를 더 큰 세상으로 이끌었다.

"2015년 캐나다월드컵 이후에 은퇴도 생각했어요. 소속팀(현대제철)에서는 늘 우승을 했어요. 갈급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더 큰 무대에서 축구를 하고 싶어어요. 그래서 계속 큰 무대로 향한 것 같아요."

이런 발전을 바탕으로 조소현은 더 큰 미래를 꿈꾸고 있다. 행정가로서의 꿈이다. 특히 한국에 돌아가 여자축구팀 창단을 그리고 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은퇴를 한 뒤 행정가의 길을 가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여자축구팀도 창단하고 싶어요. 지금은 아직 아이디어를 노트북에 끄적이는 단계에요. 조금씩 조금씩이요. 많은 선수들이 오고 싶어하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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