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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감독' 소리가 어색한 김동진 킷치 신임 감독 "빨리 기회 얻은만큼, 조급해하지 않을 것"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8-03 19:42

수정 2021-08-04 06:00

'감독' 소리가 어색한 김동진 킷치 신임 감독 "빨리 기회 얻은만큼, 조…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독님 소리가 어색하네요."



홍콩 킷치SC의 감독대행이 된 김동진 감독은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색한 듯했다. 킷치는 2일 공식 SNS를 통해 '김동진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킷치에서 코치로 지도자 첫 발을 내딛은 김 감독은 컵대회, 리그 우승 등을 이끌며 승승장구를 했다. 김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한 킷치는 알렉스 추 감독을 테크니컬 디렉터로 옮기고, 김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승격시켰다. 김 감독은 "생각보다 빨리 감독직에 오른 것 같다. 이른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결국 마지막 목표는 감독이기에 그 시기가 일찍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는 평생가도 못가는 자리인데, 빠르게 기회가 찾아와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대행이 붙기는 하지만, 감독이라고 보면 된다. 김 감독은 아직 P급 라이선스가 없다. 때문에 감독 대행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알렉스 추가 임시로 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아직 B급 라이선스 밖에 없는 김 감독에게 감독 자리를 준 것,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고사했다. 부담도 됐고, 준비가 안됐다고 했다. 그런데 계속 설득을 하더라.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또 구단주로 부터 연락이 왔다.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며 "1군 코치이자 U-16팀 감독을 겸임했는데, 그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나의 축구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구단주가 축구에 엄청 관심이 많아서, 연령별 팀도 보러오시는데 그때 좋은 인상을 받은 듯 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명실상부 킷치의 레전드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었던 2017년 킷치와 계약하며 팀의 트레블을 이끌었던 김 감독은 2019년 은퇴 후 바로 코치로 계약했다. 이어 감독까지 올랐다. 김 감독은 "이렇게까지 오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벌써 5년이나 됐다. 러시아, 중국, 태국 등에서 뛰었지만, 킷치만큼 오래 있었던 적이 없다. 은퇴도 여기서 했고, 감독 데뷔도 여기서 한다. 그만큼 나에게는 의미있는 팀"이라고 했다. 킷치 뿐만 아니라 홍콩 축구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김 감독은 "리그 수준은 높지 않지만, 다문화권이기 때문에 유럽 축구도, 남미 축구도, 아시아 축구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은 홍콩 선수 뿐만 아니라 로컬 용병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묶어 잠재력을 이끌어내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가오는 시즌, 핵심은 데얀이다. K리그에서도 레전드였던 데얀은 킷치 이적 후에도 변함없는 득점력을 발휘하며 홍콩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김 감독은 "득점 감각만큼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톱이다. 함께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 데얀도 나를 도와주고, 나도 데얀이 오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철학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그는 "공격적이고 다이나믹한 축구를 하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건 팬들은 물론,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축구다. 그래서 아직 어떤 철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역 시절 여러 리그를 거쳐, 많은 팀에서 많은 지도자를 만난 만큼 그들의 장점만을 모을 생각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감독까지 빠르게 왔다. 내 친구들 중 이 자리에 간 사람이 아직 없다. 주위에서 걱정도 있을거고, 기대하는 이도 있을거다. 처음 시작이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경험하고 배울 것"이라며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팀을 만들고, 결과를 원하는 팀인만큼 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물론 그 과정에서 조급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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