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킷치SC의 감독대행이 된 김동진 감독은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색한 듯했다. 킷치는 2일 공식 SNS를 통해 '김동진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킷치에서 코치로 지도자 첫 발을 내딛은 김 감독은 컵대회, 리그 우승 등을 이끌며 승승장구를 했다. 김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한 킷치는 알렉스 추 감독을 테크니컬 디렉터로 옮기고, 김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승격시켰다. 김 감독은 "생각보다 빨리 감독직에 오른 것 같다. 이른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결국 마지막 목표는 감독이기에 그 시기가 일찍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는 평생가도 못가는 자리인데, 빠르게 기회가 찾아와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대행이 붙기는 하지만, 감독이라고 보면 된다. 김 감독은 아직 P급 라이선스가 없다. 때문에 감독 대행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알렉스 추가 임시로 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아직 B급 라이선스 밖에 없는 김 감독에게 감독 자리를 준 것,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고사했다. 부담도 됐고, 준비가 안됐다고 했다. 그런데 계속 설득을 하더라.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또 구단주로 부터 연락이 왔다.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며 "1군 코치이자 U-16팀 감독을 겸임했는데, 그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나의 축구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구단주가 축구에 엄청 관심이 많아서, 연령별 팀도 보러오시는데 그때 좋은 인상을 받은 듯 했다"고 했다.
다가오는 시즌, 핵심은 데얀이다. K리그에서도 레전드였던 데얀은 킷치 이적 후에도 변함없는 득점력을 발휘하며 홍콩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김 감독은 "득점 감각만큼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톱이다. 함께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 데얀도 나를 도와주고, 나도 데얀이 오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