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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골키퍼가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 김학범호가 새겨야 할 유로·코파 대회의 교훈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7-14 16:04

수정 2021-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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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골키퍼가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 김학범호가 새겨야 할 유로·코파 …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왼쪽)와 이탈리아 수문장 잔루이지 돈나룸마. AP,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계에는 '공격을 잘하는 팀은 경기에서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리그를 제패한다'는 격언이 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탤까 한다. '좋은 골키퍼를 보유한 팀은 단기간 토너먼트에서 우승한다.'



얼마 전 끝난 유로2020와 2021년 코파아메리카가 남긴 교훈이다. 두 대회 모두 공교롭게 그 어떤 골잡이보다 '문지기' 활약이 빛났다.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골키퍼는 잉글랜드와의 유로2020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제이든 산초(맨유)와 부카요 사카(아스널)의 슛을 잇달아 선방하며 이탈리아의 53년만의 유로 우승을 뒷받침했다. 결승전 활약을 바탕으로 대회 MVP까지 수상했다.

비슷한 시기 브라질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에선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가 든든히 '리오넬 메시의 팀' 골문을 지켰다. 이 대회를 통해 주전자리를 꿰찬 마르티네스는 브라질과의 결승전 포함, 4경기 연속 무실점하며 아르헨티나를 28년만에 코파 정상에 올려놨다.

돈나룸마와 마르티네스의 활약은 다가오는 국제대회인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을 앞둔 김학범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쿄올림픽도 유로, 코파와 비슷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즉,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후 토너먼트가 단판전으로 열리기 때문에 골키퍼의 선방 하나하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코파에서는 8강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 중 3경기가 승부차기에 의해 승자가 결정났다. 유로에선 16강 4경기, 8강 1경기가 연장승부로 펼쳐졌고 준결승 1경기와 결승전에서 '11미터 러시아 룰렛'을 돌렸다. 우승팀 이탈리아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승부차기의 긴장감을 이겨내고 우승했다.

올림픽에서 뉴질랜드,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같은 B조에 속한 대표팀은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A조 1위 혹은 2위와 맞붙는다. 도쿄의 무더운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리는 순간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한국은 동메달 신화를 쓴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8강에서 영국과 1-1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를 진행해 5대4 스코어로 승리한 기억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건 이운재의 페널티 선방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가 될 수 있지만, 송범근(전북) 안준수(부산) 안찬기(수원) 등 3명의 골키퍼 체제로 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김학범호는 대회를 앞두고 승부차기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연습과 꼼꼼한 상대팀 연구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무게감에서 송범근이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될 가능성이 큰 데, 송범근으로선 '페널티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던져야 한다. 송범근은 프로 데뷔 후 K리그에서 총 10차례 페널티 상황을 맞아 단 한 차례 선방에 그쳤다. 다만 올해 전북 골키퍼 코치로 부임한 '전설' 이운재 코치의 지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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