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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쌤에게 배웠나. 경기 끝나고서야 기뻐한 돈나룸마식 리스펙트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7-12 18:43

수정 2021-07-1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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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쌤에게 배웠나. 경기 끝나고서야 기뻐한 돈나룸마식 리스펙트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탈리아의 22세 젊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이탈리아의 전설' 잔루이지 부폰(43)도 이루지 못한 대업적을 달성했다.



돈나룸마는 1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2020 결승전에서 조국 이탈리아에 우승을 선물했다.

전통강호 이탈리아가 유로를 제패한 건 1968년 이후 53년만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든 부폰은 유로 타이틀 없이 대표팀 경력을 끝마쳤다.

이날 돈나룸마의 진가는 승부차기에서 드러났다. 1-1 동점으로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제이든 산초(맨유), 부카요 사카(아스널)로 이어지는 잉글랜드의 4~5번째 키커의 슛을 연속해서 선방해냈다. 3번째 키커 마커스 래시포드(맨유)의 슛은 골대를 강타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례적으로 골키퍼인 돈나룸마를 대회 MVP로 선정했다.

돈나룸마의 '특급 활약'으로 뜬금없이 '재소환'된 이가 있었으니, 이탈리아 선배 골키퍼가 아닌 브라질 전 국가대표 넬손 지다(47)다.

지다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밀란에서 활약한 돈나룸마의 '밀란 선배'다. 뿐만 아니라 지난시즌 밀란 1군 골키퍼 코치로 승격해 코치와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지다는 선수 시절 '포커페이스'와 '미친 선방'으로 유명했다. 2000년 코린치안스 소속으로 바스코 다 가마와의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펼쳐진 승부차기에서 슈퍼세이브로 팀에 우승컵을 안긴 뒤 선보인 행동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는 별일 없었다는 듯 터덜터덜 걸어갔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그는 '실축한 선수에 대한 존중심'에 대해 강조했었다. 지다가 골문을 지키는 상황에서 지다의 팀이 우승했다는 건 지다가 공을 선방했거나, 키커의 슛이 골문을 빗나갔거나, 둘 중 하나다. 당시에는 후자였다.

웸블리에 오른 돈나룸마의 모습은 꼭 21년 전 지다와 닮았다. 부폰과 함께 2대 아이돌로 꼽은 지다의 행동 하나까지 따라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돈나룸마는 이탈리아의 우승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나서야 웃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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