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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눈물의 작별'펠리페는 K리그에 남고 싶었다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7-06 16:07

수정 2021-07-07 06:20

'눈물의 작별'펠리페는 K리그에 남고 싶었다
출처=광주FC SNS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펠리페(29)가 정든 K리그, 정든 광주를 떠난다.



2018년 7월, 뒤숭숭하던 2부팀 광주FC에 입단해 압도적인 피지컬에 따른 포스트플레이와 수준 높은 골결정력(79경기 41골)으로 2019년 팀의 1부 승격과 2020년 구단 역대 최고성적인 1부 6위를 이끈 펠리페가 중국 갑급(2부)리그 소속 청두 룽청으로 이적했다. 광주가 청두 공격수 조나탄을 반년 임대 형식으로 받는 사실상의 맞교환 형식이다. 청두는 서정원 전 수원 삼성 감독이 이끄는 팀이다.

펠리페는 중국 무대로 향하지만, 애초 계획은 K리그 잔류였다. 지난해 K리그1에서 12골을 넣은 활약을 바탕으로 K리그 2강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관심을 받았다. 그중 전북은 실제 오퍼를 넣었으나, 이적료 차이가 컸다. 그때만 해도 광주는 400만달러(약 45억원)에 달하는 바이아웃을 강조하는 등 고자세를 유지했다. 중국 리그에서도 손을 내민 구단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광주에서 4번째 시즌에 돌입한 펠리페는 역으로 전북과 울산에 접근했다. 펠리페측 관계자들이 둘로 나뉘어 한 명은 울산, 한 명은 전북으로 향해 영입 의사를 타진했다. 이 자리에서 "이적료를 합리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광주는 실제로 이적료를 20억원대로 낮췄다. 내년여름 계약기간이 끝나는 펠리페를 올여름이 아니면 제 이적료를 받고 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펠리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지난달 말 '스포츠조선'에 "펠리페는 작년부터 K리그1에서 우승을 도전하는 빅클럽으로 이적하길 원했다. 끝까지 제안을 기다린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적시장이 열린 뒤에도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펠리페와 광주 모두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사실상 유일하게 펠리페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청두가 '총알'을 장전한 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두는 광주와 몇 번의 협상을 거치며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꽤 높은 이적료 180만달러(약 20억원)와 소속팀 공격수 조나탄의 반년 임대를 제시했다. 조나탄의 반년 연봉(75만 달러)의 대부분도 보전키로 했다. 광주가 벌어들인 실질적인 이적료는 250만달러(약 28억원)가 넘는 셈이 된다.

광주는 종전 계약에 따라 펠리페의 이전 브라질 클럽과 이적료를 반씩 나눠 갖는다. 손에 쥔 자금은 90만달러(약 10억원) 가량이다. '폭풍영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이적자금은 아니지만, 국내선수로 부족한 포지션을 메울 정도는 된다. 그리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K리그1 득점왕 출신' 조나탄이란 검증된 골잡이를 얻었다. 조나탄은 2017년 수원 소속으로 K리그1를 평정했다.

광주 관계자는 6일 "펠리페는 우리 구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많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구단은 종아리 부상을 한 펠리페가 중국 청두로 합류하기 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시설을 제공하는 등 마지막 배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리페는 6일 늦은 밤 개인 인스타그램에 "안녕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잊지 못할 3년이었다. 프런트, 선수들, 코치들, 의료진, 물리치료사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하단 말 전하고 싶다. 그들과 함께 한 시간 즐거웠다. 언제나 광주 FC를 마음에 담고 살아가겠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펠리페측 관계자에 따르면, 펠리페는 이날 구단을 방문해 작별 영상을 찍다 그만 눈물을 흘렸다. 이 관계자는 "펠리페가 경기장에선 터프하지만, 밖에선 순수한 친구다. 광주를 떠나게 돼 마음이 아팠던 모양"이라며 "펠리페는 진심으로 광주를 아끼고 사랑했다. 지금은 광주를 떠났지만, 특히 박진섭 감독(현 FC 서울)을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펠리페는 8일 청두로 떠나 새로운 축구인생을 시작하고, 광주는 3년만에 펠리페 없이 잔류 레이스에 나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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