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전훈인터뷰]후회 없이 달리는 '베테랑' 김광석 "'다치면 은퇴한다' 이 생각으로 뛴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6-28 19:04

수정 2021-06-30 06:00

more
후회 없이 달리는 '베테랑' 김광석 "'다치면 은퇴한다' 이 생각으로 뛴…
창원=박찬준 기자

[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치면 은퇴한다', 지금도 이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후회없는 하루하루, 김광석(38·인천 유나이티드)을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K리그 현역 최고령인 김광석은 7개월 후면 '불혹'이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 하지만 김광석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인천이 치른 18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하고 있다. 머리를 짧게 정리한 김광석은 "주변에서 잘 뛴다고 하는데 사실 그 반대다. 너무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못했던 부분이 많았다"며 "다행히 감독님이 관리를 잘해주시면서 전반기를 잘 소화한 것 같다"고 했다.

칭찬에 인색한 조성환 감독도 김광석 이야기가 나오면 엄지를 치켜올릴 정도로, 김광석은 인천 선수단에 귀감이 되는 선수다. 김광석은 "후배들 눈치 보고 그런 것은 없다. 내가 나쁜 생활은 안하니까. 그런 모습 보면서 '저렇게 하면 저 나이에도 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다행"이라고 웃었다. 이어 "담배는 절대 안 하고, 술은 1년에 딱 두번 먹는다. 비시즌에 회식 때 한 번,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번만 한다. 몸에 안좋다고 하는거는 먹고 싶을때만 조금 먹는다. 끝까지 안먹으면 더 안좋다더라"고 했다.

김광석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인천은 올 여름이적시장에서도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는 "실력이 있다면 더 뛰어야 한다. 예전처럼 90분을 다 뛰지 못해도 60분을 뛰면서 보여줄 수 있는게 있고, 필요한게 있다. 나이가 든다고 나쁘게만 볼게 아니다. 후배들도 나때문에 오래하고 싶다는 소리를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베테랑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아둥바둥할 선수생활을 이어갈 생각은 없다. 그는 "'다치면 마무리할 생각하자, 광석아', 이 생각을 가슴에 품고 뛴다. 몸상태가 좋아도 내일 연습경기 하다 다칠 수 있다. 하지만 후회없이 뛰었기에 미련없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가 이처럼 단호히 말한 이유가 있다. 그는 "연습생으로 왔는데 지금까지 온거 보면 성공한거 아닌가. 20년이나 뛰었다. 이쯤이면 잘한거 아니까, 고생했다는 말을 자신에게 해주고 싶다. 후회는 있지만 후회 안만들려고 그동안 노력해왔다"고 했다.

포항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광석은 2002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포항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그는 지난 겨울 충격적인 이적의 주인공이 됐다. 김광석은 "아직도 포항 경기를 보고, 선수들과 통화도 한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이라는게 대단하기도 하다"라며 "아직도 왜 포항을 떠났는지에 대해 묻는데 사실 후회는 없다. 포항에 남았다면 지도자 생활도 할 수 있지 않냐고 하시는데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서로 좋은 쪽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인천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조 감독이었다. 그는 "사실 조 감독님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올 수 있냐고 하셔서 왜 선택하셨는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스스로도 오래 뛰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 됐다'고 '내 마음을 잘 안다'고 하셨다. 은퇴도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하셨다. 이 말이 가슴이 와닿았다. 그래서 인천에 오게 됐다"고 했다.

이제는 '인천맨'이 된만큼, 최우선 목표는 잔류 그 이상의 성적이다. 김광석은 "안에 와보니 그동안 왜 힘든 길을 걸었는지 알 것 같더라"라며 "하지만 조 감독님이 이 팀을 바꾸고 있다.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생존을 넘어 조 감독이 목표로 하는 상위스플릿 진출을 위해서는 "지금은 실력보다는 조직적인 부분이 크다. 뛰는 선수가 크게 안 바뀌어야 한다. 팀으로 싸워야, 그래야 더 잘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