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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인터뷰]한발, 한발 나가고 있는 김도균 수원FC 감독 "목표는 여전히 상위스플릿행"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6-28 12:02

수정 2021-06-29 05:15

한발, 한발 나가고 있는 김도균 수원FC 감독 "목표는 여전히 상위스플릿…
거창=박찬준 기자

[거창=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겨울에 목표를 상위 스플릿이라고 해서 욕도 먹었는데, 그래도 내 목표는 아직 바뀌지 않았어요."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기적의 승격을 달성한 수원FC는 겨울이적시장의 주연이었다. 박지수를 비롯해 정동호 윤영선 이영재 등 국가대표급 자원들을 대거 더했다. 재창단 수준의 변화를 택했다. 많은 주목 속 시작한 시즌, 역시 K리그1의 벽은 높았다.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그래도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살아나며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수원FC가 전지훈련 중인 경남 거창에서 만난 김 감독은 "시즌 전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승리도 못하고 득점도 못하면서 1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어 "사실 몇 경기 빼고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선수단이 많이 바뀐 만큼, 초반 고전은 감안했다. 힘들 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감을 갖고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K리그1이라는 벽만으로도 힘들었던 김 감독에게 오심 등 불운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김 감독은 "돌이켜 보면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설사 그 문제가 없었더라도, 다른 것 때문에 안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운을 불운으로 끝내고, 이를 극복하는 게 중요했다.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불운의 중심에 섰던 박지수에 대해서는 "시쳇말로 나랑 안맞는 게 아니냐고 이야기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 박지수에 대한 아쉬운 생각은 1도 없다. 훈련과정이나 생활하면서 보여준 모습에 만족했다. 축구 인생에 큰 공부가 될 것이고, 동료들도 지수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5월부터 시작된 반등, 포인트는 전술변화와 라스였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통해 불안한 것을 줄이자고 했다. 포백을 썼을 때 윙어들의 활약이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3-5-2로 바꿨다. 아예 투톱을 통해 높이에서 우위를 주고, 무릴로에게 자유를 주자고 했다. 이게 통했다. 수비도 스리백을 통해 안정감을 찾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라스의 폭발이 결정적이었다. 퇴출까지 거론됐던 라스는 매경기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기량 보다는 적극성의 문제였다.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명단에서 빼기도 하고, 고성 전지훈련에서 집중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이후 달라졌다. 적극적으로 싸우는 부분이 좋아졌고, 골도 들어가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시즌 초와 지금의 라스는 완전히 다르다.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수원FC는 후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타르델리, 라클란 잭슨 등 외국인 선수를 보강했고, '레전드 수비수' 이정수 코치도 더했다. 김 감독은 "다른 팀도 열심히 보강했지만, 우리도 움직였다. 중간에 들어온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수들을 얼마나 더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결국에는 우리 것을 잘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조금씩 우리가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알아가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이런 목표를 가지고 하나씩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게 프로 감독의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계획한대로 한발씩 움직이고 있는 김 감독은 여전히 상위 스플릿을 노래했다. 그는 "겨울에 괜히 상위 스플릿 진출을 목표라고 했다 욕을 먹었는데, 그래도 내 생각은 여전히 상위 스플릿이다. 당연히 1차 목표는 잔류지만, 일단 최대한 노력을 해서 상위 6팀에 들어가는 게 맞는 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하위 스플릿으로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지금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움직일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거창=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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