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2개월 이상 10명과 접촉 하지만 공석, 토트넘 '포스트 무리뉴'는 왜 '독이 든 성배'가 됐을까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6-27 13:41

수정 2021-06-27 18:00

more
2개월 이상 10명과 접촉 하지만 공석, 토트넘 '포스트 무리뉴'는 왜 …
산투 감독 캡처=산투 SNS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지금 상황은 미쳤다. 감독 취재를 해온 내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유럽 이적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최근 토트넘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한 말이다.



최근 토트넘 대표 팬사이트에 리스트 하나가 올라왔다. 더 스퍼스 웹 SNS에 토트넘 구단이 새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그동안 접촉했거나 검토했던 사령탑 후보 리스트였다. 10명의 감독 이름이 적힌 그 명단을 보면 나겔스만(독일 출신) 로저스(북아일랜드) 텐하그(네덜란드) 플릭(독일) 포체티노(아르헨티나) 콘테(이탈리아) 폰세카(포르투갈) 가투소(이탈리아) 로페테기(스페인) 그리고 산투(포르투갈) 감독이 올라 있다. 이 지도자들은 토트넘 구단이 2개월 넘게 감독 선임 작업을 하면서 유럽 매체들이 거론한 이름들이다. 토트넘 구단이 단 한번도 공식 확인을 해주지는 않았다. 그동안 언론의 도마에 올랐던 인물이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4월 19일 무리뉴 감독을 경질했다. 그리고 메이슨 임시 감독으로 2020~2021시즌 잔여 경기를 마쳤다. 리그 7위, 무관에 그쳤다. 경질 이후 2개월 넘게 시간이 지났지만 후임을 결정하지 못했다. 다음달이면 새시즌을 위한 프리시즌에 들어간다. 새 시즌 개막은 8월 16일(한국시각)로 결정됐다. 개막전 상대는 리그 챔피언 맨시티다. 토트넘 구단에 주어진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토트넘 팬들은 구단의 일 처리에 실망하고 있다. 이번에 올라온 리스트만 봐도 그렇다. 나겔스만은 라이프치히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옮겼다. 로저스(레스터시티) 텐하그(아약스)는 원 소속팀 잔류 쪽으로 기울었다. 플릭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독일 A대표팀으로 옮겼다. 포체티노도 파리생제르맹에 잔류했다. 콘테와 폰세카는 협상이 잘 되다가 결렬됐다. 가투소와도 접촉하다 끝났다. 로페테기는 세비야에 머물렀다. 산투 감독과는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투 감독으로 결정될 지 아닐 지 아직 모른다.

토트넘 구단은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팬들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 갈팔질팡하는 모습이다. 마치 선임이 될 것 같았던 콘테와 폰세카를 데려오지 못했다. 계속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흐름이다.

최근 영국 매체 등은 토트넘이 산투 감독과 진지하게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ESPN은 다른 결의 보도를 했다. 산투 감독이 토트넘으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산투 감독에 대한 얘기가 있었지만 아직 다른 후보들도 여전히 고려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미 검토를 했었던 아약스 사령탑 텐하그도 영입 후보군에서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텐하그 감독은 토트넘이 무리뉴 감독 경질 직후 바로 검토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당시 텐하그 감독은 아약스 잔류 의사를 전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토트넘의 감독 공백은 2개월을 훌쩍 넘겼다. 구단이 손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무리뉴 후임을 정하지 못하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복수의 유럽 매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몇 가지 이유로 정리할 수 있다. 일단 토트넘 레비 회장의 입맛이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유능해야 하고,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면서 팀 성적까지 낼 수 있어야 한다. 또 플레이 스타일은 공격지향적이길 원한다. 그러면서도 선수 영입에 대한 전권을 감독에게 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토트넘이 맨시티(과르디올라)나 레알 마드리드(안첼로티), 맨유(솔샤르) 등 최상위 빅 클럽을 넘어설 정도의 감독 연봉을 줄 수도 없다. 토트넘은 코로나19로 재정난을 안고 있다. 이러다보니 영입 리스트에 올라 있는 감독들도 토트넘 지휘봉에 모든 걸 걸지 않는다. 콘테 감독이 그랬다. 협상하다가 아니면 쿨하게 갈라서는 것이다. 장고에 들어간 토트넘 구단이 과연 누구를 무리뉴 후임으로 앉힐 지 전세계 토트넘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