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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인터뷰]'베테랑' 박주호가 말하는 벤투, 울산, 풀백, 그리고 투헬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6-27 08:24

'베테랑' 박주호가 말하는 벤투, 울산, 풀백, 그리고 투헬


[거창=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는 '건나블리 아빠'로 더 유명하지만, 박주호(34·수원FC)는 K리그 선수들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무대인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월드컵 등을 두루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토마스 투헬 등과 같은 명장의 지도를 받았다. K리그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한만큼,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수원FC가 전지훈련 중인 경남 거창에서 만나 박주호는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도, 거침없이 자신만의 생각을 전했다.

▶벤투

"대표팀의 운동 플랜이 좋다. 적당한 긴장감도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고효율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유럽에서 하는 프로그램이고, 어린 선수들도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표팀에서 운동하면 예전 유럽 생각에서 뛴 생각이 난다. 운동이 재밌다. 경기를 뛰냐 안뛰냐 보다 거기서 운동하는게 즐겁다."

"대표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한-일전(0대3 패)에서도 결과는 감독님이 이야기 한데로 받아 들였고, 선수들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과에 대한 비난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할건지 명확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것저것을 하면 혼란이 올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하는 것을 선수들도 이해하고 있고, 이 길이 옳다고 믿기에 벤투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높다."

▶울산

"이번이 우승할 수 있는 전력 같다. 매년 멤버가 좋기는 했지만, 지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모먼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내가 은퇴하기 전에 울산이 리그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전북은 멤버가 좋던 안좋던, 세대교체를 했던 안했던 전북만의 힘이 있다. 팀에 대한 사랑을 가질 수 있도록, 그런 선수들을 데리고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바꿨다. 개인적으로 (이)청용이나 (고)명진이처럼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선수들이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홍명보 감독이 오셨다고 해도 선수가 바뀌면 새로운 것을 입력해야 한다. 때로는 감독 보다 선수들이 잡아줄때가 있다. 전북은 주축이 남아 있으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선수들이 문화에 들어갈 수 있는데, 울산은 그 부분이 아쉽다. 물론 가족 같은 분위기지만, 축을 이뤄줄 선수들이 계속 있어야 한다."

▶풀백

"한국축구에 좋은 풀백이 없다고 한다. 좋은 선수가 안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대 축구가 풀백에 원하는게 많다. 공격시엔 윙처럼 하고 수비시엔 센터백처럼 하길 원한다. 그러다보니 기대치가 높아져 있다. 풀백이 안나온다가 아니라 '이 선수는 이런 장점이 있구나' 하고 봐야 한다. 다 잘하면 레알 마드리드 가야지. 잘하는 것을 돋보이게 하다보면 좋은 선수는 많다."

"어린 선수 중에는 (설)영우(울산)가 발전 가능성이 있다. '크로스가 없다', '답답하다' 하는데 내가 보는 축구관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축구를 하고 있는 선수다. 영우는 치고 나가거나, 번뜩이는게 부족하지만, 현대축구에 더 맞는 축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투헬

"이번에 첼시를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투헬 감독은 나를 굉장히 예뻐해줬다. 나라는 캐릭터를 참 좋아했다. 도르트문트에서 부상 때문에 경기를 못뛰었는데, 항상 이해해주고 챙겨줬다."

"투헬 감독이 괴짜라고 하는데, 특성이 있지 않으면 포지션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물론 강한 성향의 지도자고, 원하는게 뚜렷하지만 선수의 장점을 봐주는 감독이다. 나도 한국에 올때까지만 하더라도 지도자 생각이 없었는데, 내가 경험한 것과 다르더라. 선수가 잘하는걸 그대로 써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방송

"축구가 끝난 뒤 아무 것도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인생을 책임 질 수 없다. 제2의 준비를 해야한다. 그게 방송이든, 공부든, 지도자든, 사업이든 선수생활 하면서 준비하는게 중요하다. 처음에 방송을 시작하면서 모두가 걱정하고, 비난도 했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내 판단이 맞았다는 것이다. 다른 후배들 기회가 있으면 축구 외에 다른 한 가지를 준비했으면 좋겠다."

" 아이들에게 축구선수로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생각은 없다. 나은이는 처음만 하더라도 많은 관심에 힘들어 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지금 내 고민은 아이들의 진학 부분이다. 어디서 어떻게 정착할지 고민이 크다."

거창=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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