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전훈인터뷰]'미운오리에서 K리그 최고 FW로' 라스 "한국팬들에게 나를 보낸 것은 전북의 실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6-24 12:15

'미운오리에서 K리그 최고 FW로' 라스 "한국팬들에게 나를 보낸 것은 …
거창=박찬준 기자

[거창=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환골탈태라는 말로 부족할 정도다.



2020년 전북 현대에서 실패 후 절치부심 내려온 2부의 수원FC에서도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올 시즌 초반도 마찬가지였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퇴출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런 라스가 달라졌다. 전반기 막판 폭풍같은 활약을 펼쳤다. 8골-4도움, 다이나믹포인트에서 매라운드 상위권을 유지하는 리그 최강의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놀라운 것은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다. 공간을 활용한 '치달(치고 달리기)'가 주무기였던 라스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변모했다. 한경기 15개의 공중볼을 따낼 정도로 압도적인 높이와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수원FC가 전지훈련 중인 거창에서 만난 라스는 자신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공개했다. 첫째는 몸상태다. 라스는 "작년 12월 수술을 했다. 피지컬적으로 완벽하지 않았다. 지금은 100% 몸상태"라고 했다. 두번째는 적응이다. 그는 "내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지만, K리그의 특성과 감독이 요구하는 부분에 맞춰야 한다. 이를 존중했고, 2년차에 접어들면서 한국축구의 특징이나 수비 특성을 파악했다"고 했다.

세번째는 의지였다. 라스는 "전북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 한국에서 제일 큰 클럽을 통해 K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물론 어느정도 실망감은 있지만 수원FC에서 두번째 기회를 얻으면서 '한국의 팬들에게 무릴로와 라스를 일찍 내보낸 것은 전북의 실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믿음이었다. 라스는 "수원FC에서는 거의 매 경기 선발로 뛴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전북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계속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라스는 3월20일 전북과의 경기에서 엔트리에 제외됐다. 라스를 자극하기 위한 김도균 감독의 충격 요법이었다. 라스는 "이전 경기에서 내 경기력이 올라온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전북전에서 명단에 제외된 것을 보고 실망감을 많이 느꼈다. 그 뒤로 경기장 안팎에서 운동을 추가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라스는 한국생활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코로나로 가족이 오지못해 아쉽지만, 한국은 굉장히 안전하고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친절하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수원FC에서 '영혼의 파트너'인 무릴로, 전북에서 함께했던 쿠니모토 등과 자주 대화를 하며 가족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타투 매니아'인 라스는 최근 한국 타투샵에도 방문했다. 그는 "정동호가 아는 타투샵에 갔는데 거기서 하는것을 보고 조만간 한국에서도 하나 새겨야겠다는 생각 들었다. 한글로 할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현재 페이스라면 득점왕에도 도전할 수 있다. 라스는 "개인적으로 득점왕, 베스트11에 들어가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수원FC의 K리그1 잔류다"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라스는 최근 빼어난 활약으로 중국 슈퍼리그 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라스는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나는 12월까지 계약이 돼 있다. 아직 수원FC 선수다. 경기에 집중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후 어떤 선택을 해도 유럽보다 한국, 혹은 아시아 리그에 머물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거창=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