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일단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다.
연패에 빠졌던 대전 하나시티즌은 1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17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겼다. FC안양, 충남아산에 내리 패했던 대전은 이날 무승부로 연패를 끊었다. 승점 25로 선두권과의 격차도 좁혔다.
귀중한 승점 1이었다. 대전은 상황이 썩 좋지 않았다. 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수비의 핵이었던 골키퍼 김동준과 센터백 이지솔이 도쿄올림픽 명단에 포함되며 백신을 맞았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아시아쿼터 알리바예프는 대표팀 차출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민성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의 3-5-2 대신 4-2-3-1로 전환했다. 사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전 포백을 염두에 뒀지만, 수비불안을 우려해 스리백 카드를 내세웠다. 수비가 두터워지는 효과가 있었지만, 이 감독이 원하는 빠른 축구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감독은 승부처인 여름을 앞두고 포백 카드를 만지작 거렸고, 이날 전격적으로 포백을 전면에 내세웠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대전은 연패를 끊었고, 시즌 세번째 무실점에 성공했다. K리그2에서 가장 위협적인 역습을 자랑하는 안산을 맞아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 감독도 "득점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무실점도 하고 연패도 끊었다"고 만족해했다.
이 과정에서 젊은 피들이 중용됐다. 물론 일부 선수들의 이탈 여파가 있었지만, 프로 데뷔 경험이 없는 골키퍼 이준서, 산하 유스 출신의 김세윤이 경기에 나섰다. 이준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U-20 월드컵 출신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올해 기회를 잡지 못한 김세윤도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무난하게 해줬다. 팀 전체에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감독의 여름 승부수는 일단 성공적으로 첫발을 뗐다. 프로 무대 적응을 마친 이 감독은 포백과 젊은 피를 통해 본격적인 색깔 내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이미 영입을 확정지은 마사와 영입을 추진 중인 스트라이커 등 새 얼굴이 가세한다. 내실 다지기를 강조해 왔던 이 감독 입장에서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