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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현장]스코틀랜드 사실상 승리! 웸블리와 런던을 제압하다!

이건 기자

입력 2021-06-19 07:45

스코틀랜드 사실상 승리! 웸블리와 런던을 제압하다!


[웸블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경기 결과는 0대0 무승부였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스코틀랜드의 승리였다. 이 곳이 웸블리인지 햄든파크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였다. 스코틀랜드 팬들의 열정이 런던 그리고 웸블리를 점령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90분 헛심 공방 끝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던 영국 런더 웸블리. 경기가 끝나고 웸블리 앞으로 향했다. 2만명의 팬들이 경기장에서 빠져나왔다. 분위기는 극명했다. 홈팀 잉글랜드 팬들은 조용했다.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집으로 향했다. 반면 스코틀랜드 팬들은 신났다. 마치 이긴 듯한 모습이었다.

스코틀랜드 팬들의 열정은 이미 경기전부터 예고됐다. 경기 전 런던 레스터스퀘어. 수천여 스코틀랜드 팬들이 이미 이곳을 점령했다. 스코틀랜드 이곳저곳에서 런던으로 내려온 이들이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세계 축구사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벌이다. 1872년 11월 30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처음 만났다. 0대0으로 비겼다. 이후 113경기를 치렀다. 48승 24무 41패. 잉글랜드가 근소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2017년 6월 10일 이후 4년만에 열린 라이벌전이다. 웸블리에서 열린 것은 2016년 11월 11일 이후 5년만이다. 당시 양 팀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격돌했다.

스코틀랜드 팬들은 런던에서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보통 트라팔가 스퀘어를 점령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곳이 막혔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트라팔가 스퀘어에 팬파크를 마련했다. 티켓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이에 스코틀랜드 팬들은 대안으로 레스터스퀘어로 향했다. 레스터스퀘어 중앙에 있는 잉글랜드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동상을 중심으로 스코틀랜드 팬들이 몰려들었다. 동상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고 스코틀랜드 국기를 들어올렸다. 경찰들도 지켜만 볼 뿐이었다. 불상사만 없다면 내버려두려는 모습이었다.

레스터스퀘어에서 만난 마이클이라는 팬은 "티켓이 없어 경기장에는 갈 수 없다. 인근 펍에서 경기를 볼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력상 스코틀랜드가 열세이긴 하다. 아마도 0-0으로 비길 것 같다. 그러나 유로 96 당시 0대2 패배를 설욕해줬으면 좋겠다. 스코틀랜드를 믿는다"고 했다.

레스터스퀘어를 떠나 웸블리로 향했다. 역시 수많은 스코틀랜드 팬들이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웸블리 앞에서 자신들의 팀에게 기를 불어주는 모습이었다. 잉글랜드 팬들도 곳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팬들의 목소리가 더 켰다.

90분 경기 후 스코틀랜드 팬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기뻐했다. 웸블리 앞에서 만난 로비라는 이름의 팬은 "잉글랜드가 우리(스코틀랜드)보다 강하다. 우리는 약했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얻었다.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다른 팬도 "케인을 제대로 방어했다. 잘하지 못했다. 스코틀랜드의 사실상 승리"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팬들의 노래는 밤늦게까지 계속 웸블리 주변을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