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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바라보고 돌아온 건데..' 새벽까지 잠 못 이룬 백승호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6-17 08:56

수정 2021-06-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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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바라보고 돌아온 건데..' 새벽까지 잠 못 이룬 백승호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미드필더 백승호(25·전북 현대)는 늦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듯했다.



17일 새벽 2시쯤, 개인 인스타그램을 열어 글을 올렸다.

"또 한 번 잊고 싶지 않은 하루다."

백승호는 16일 오후 4시40분 올림픽 축구대표팀 6월 2차 소집훈련 23명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실제론 올림픽 2차 소집훈련 멤버들이 거쳐야 할 코로나19 백신주사 대상자가 아니어서 명단에서 탈락했단 사실은 오전부터 알고 있었다.

제주 1차 소집 훈련에서 김학범호와 함께했던 백승호는 이승우(신트트라위던) 오세훈 조규성(이상 김천상무) 윤종규(FC서울) 김태환(수원 삼성) 이승모 이수빈(이상 포항스틸러스) 등과 함께 꿈꾸던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게 되었다.

올림픽은 백승호의 꿈이었다. 지난 1월 '스포츠조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올림픽은 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어하는 대회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황)희찬이형 등이 뛰는 걸 보면서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다면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중학교 시절 스페인 유학 후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해 지로나, 다름슈타트 소속으로 줄곧 유럽 무대에서 활동한 백승호는 올림픽을 바라보고 올해 K리그행을 결심했다. 2020~2021시즌 소속팀 다름슈타트에서 감독의 외면을 받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올림픽 본선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국내 복귀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논란에 휩싸였다. 유스 시절 몸담은 수원 삼성과 맺은 우선입단권의 존재를 망각하고 전북 입단을 조율해 '신의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때때로 도가 지나친 반응을 접하며 한 달 넘게 소위 '멘붕'의 나날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둔 3월30일, 극적으로 전북에 입단해 꾸준히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최근 '백승호의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지만, 김학범 감독의 선택을 받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15일 가나와의 올림픽팀 평가전 2차전에서 전반 45분 활약상을 기자석에서 지켜보고는 백승호를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던 백승호는 부상 등의 이유로 2018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같이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대회를 번번이 놓쳤다. 이번엔 연령별 마지막 대회인 올림픽과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잊을 만 하면 시련이 찾아온다.

그럼에도 백승호는 "무언가 끝나면 또 새로운 시작이 있으니까. 항상 그래 왔고"라며 애써 감정을 추스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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