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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기자석으로 올라간 김학범 감독, 기대 속 '첫 선' 보인 이강인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6-15 21:51

수정 2021-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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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으로 올라간 김학범 감독, 기대 속 '첫 선' 보인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제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메모만으로는 부족했다. 김학범 감독이 한 걸음 떨어져 선수들을 더욱 냉정하게 분석했다.



15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2차 친선경기를 치렀다. 1차전(3대1 승)에 이어 2차전서도 2대1 승리.

벤치에 있어야 할 김 감독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 소개가 끝난 직후 발 빠르게 기자석으로 이동했다. 경기장 위쪽에서 더 넓은 시야로 지켜보겠다는 뜻. 김 감독은 12일 열린 첫 번째 친선경기에서도 매의 눈으로 선수단을 점검했다. 당시 김 감독은 벤치에 앉아 플레이 하나하나를 메모했다. 메모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 그는 김은중 수석코치에게 현장 지도를 맡긴 채 한 걸음 물러서 경기를 봤다.

김 감독의 테스트. 공평하고도 냉정했다. 예고대로였다. 김 감독은 선수단 전원을 평가했다. 그는 이날 오세훈 정우영 조영욱 이강인 백승호 김동현 강윤성 정태욱 이지솔 김태환 안찬기를 세웠다. 1차전(조규성 이승우 엄원상 정승원 이수빈 김진규 김진야 이상민 김재우 이유현 안준수) 선발 명단을 확 바꿨다. 또한, 두 경기에서 교체카드 7회를 모두 사용해 다양한 조합을 점검했다.

테스트는 강도 높았다. 김 감독은 친선경기 전날도 강도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그는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좀 힘들게 했다. 컨디션 조절 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철저한 테스트. 이유가 있다. 올림픽은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최종 명단도 18명에 불과하다.

테스트 환경도 극한이었다. 각종 변수가 튀어나왔다. 1차전에서는 수비수 김진야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거친 태클로 퇴장당한 것. 김학범호는 수적 열세 속 경기를 치르는 방법을 고민했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한 명이 부족할 때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지 이해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2차전에서는 '수중전'을 경험했다. 경기 당일 제주에 폭우가 쏟아졌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 역시 여름에 잦은 비가 내린다. 김학범호는 이번 친선경기를 그야말로 '제대로' 펼쳤다.

김 감독의 날카로운 눈빛. 그는 30명의 선수를 고르게 살폈다. 하지만 유독 관심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막내형' 이강인이었다. 기대가 컸다. '2001년생 신성' 이강인은 검증된 선수다. 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있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는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골든볼 역시 그의 몫이었다. 다만, 올림픽대표팀은 이번이 처음. 그동안은 A대표팀에서 뛰었다.

팬들의 관심도 이강인에게 쏠렸다. 관중석 곳곳에서 '이강인 파이팅'이 울려 퍼졌다. 뚜껑이 열렸다. 이강인은 12일 열린 1차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어차피 1차전 이강인 투입 계획 없었다"고 말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강인. 그는 2차전 선발로 출격했다. 이강인은 중원의 조율사로 경기에 나섰다. 주특기인 '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초반 제대로 섞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무리한 돌파로 상대 수비에 볼을 빼앗겼다. 동료와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지 패스 실수도 범했다.

김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 감독은 이강인 선발 당시 고민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강인은 처음으로 발을 맞춰본다.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는지, 그가 올림픽에 나갔을 때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 전반적으로 체크하겠다.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측면에서도 뛰는 등 여러 자리를 옮겨 다니던데 최적의 자리가 어디인지 잘 찾아보겠다. 물론 기존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한 바 있다.

두 차례 극한의 테스트를 마친 김학범호. 가나를 상대로 1~2차전 모두 승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테스트는 끝나지 않았다. 대표팀은 22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다시 모인다. 마지막 테스트. 김 감독은 30일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7월17일 결전지 도쿄로 이동할 계획이다.

제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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