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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빵훈이' 권창훈 "수원으로 꼭 간다는 생각뿐이었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21-06-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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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빵훈이' 권창훈 "수원으로 꼭 간다는 생각뿐이었다"
권창훈 기자회견. 수원=최만식 기자

[수원=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수원으로 꼭 간다는 생각뿐이었다."



권창훈(26)이 푸른 유니폼을 입고 귀환했다.

최근 4년 4개월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수원 삼성으로의 복귀를 결정한 권창훈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복귀 기자회견을 가졌다.

A대표팀 소집을 마친 뒤 '수원맨'으로 다시 출발하는 첫 걸음이었다.

권창훈은 2017년 1월 프랑스 1부리그 디종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 도전을 시작했다. 디종을 거쳐 독일 프라이부르크(2019∼2021)에서 2년 계약을 완료한 뒤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 복귀했다.

권창훈의 복귀 과정은 '의리맨'으로 요약된다. 이적료 부담이 없는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인데도, 타 구단의 '러브콜'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만큼 수원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그의 '수원사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잘 나타났다. 권창훈은 "국내로 복귀한다면 수원으로 꼭 가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강조했다.

권창훈은 A대표팀 소집을 다녀온 이기제 정상빈과 함께 이번 주까지 휴가를 보낸 뒤 남해 전지훈련(6월21일∼7월2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음은 권창훈과의 회견 일문일답 요지.

-복귀 소감은.

▶상당히 낯설지 않아서 좋다. 내 집에 돌아온 느낌이랄까. 수원에서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그냥 돌아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생각을 갖게 된다.

-복귀 선택지는 당연히 수원이었나.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수원이었다. 수원에 꼭 가겠다는 말씀을 (에이전트에게)드렸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그토록 애착을 갖는 수원 삼성은 어떤 존재인가.

▶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움이 됐고 나를 발전시켜준 팀이다. 여러가지로 상당히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른 많은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국내로 돌아와야 한다면 꼭 여기와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유럽생활 4년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프랑스, 독일에서 축구 문화, 선수들의 생각, 전술적인 부분에서 배운 게 많다. 그런 부분을 깊이 얘기할 수 없지만, 제가 수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선수, 감독님과 많은 얘기하면서 공유할 생각이다.

-내가 합류한다면 팀 수원이 이렇게 달라질 것이다 기대하는 게 있나.

▶지금 수원이 잘 하고 있고, 좋은 모습 보이고 있다. 내가 들어와서 새로운 뭔가를 만들기보다는 팀에 빨리 녹아들고, 전술에 녹아드는 게 우선이다. 이후 하다 보면 세밀한 부분에서 조금씩 변화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소통하면서 좋아질 부분을 찾을 생각이다.

-수원의 히트상품 '매탄소년단'의 원조격인데 리더가 돌아왔다는 얘기도 있다.

▶민상기 형이 있어서 원조라기보다는…. 매탄고를 나와서 프로에서 뛴다는 자부심이 항상 있었다. 지금 잘 하고 있는 매탄고 출신 선수들도 그런 생각으로 뛰고 있을 것이다. 매탄고 후배들은 상당히 젊고 패기가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소통 많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밖에서 볼 때 수원 삼성은 어떻게 달라졌나.

▶내가 있을 때보다 상당히 젊어졌다. 선수 구성뿐 아니라 구단에서 어린 선수를 중용하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이런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좋은 선수가 나와야 K리그가 발전한다.

-대표팀에서 정상빈을 경험해보니 어떤가.

▶파주NFC에서 인터뷰할 때 얘기했는데, 어떤 조언이 필요하기 보다 그 선수가 가진 장점을 더 살릴 수 잇는 방법을 생각했다. 상빈이에게 "수원 와서 같이 해보자, 형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고, 잘 하는 부분을 찾아줄게"라고 얘기했다. 상빈이는 후반기에 더 기대되는 선수다.

-자신에게 현재 올림픽과 월드컵은 어떤 대상일까.

▶이번에 대표팀이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조 1위로 마무리해 우선 기분이 좋다. 하지만 최종예선이 남았다. 훨씬 어려운 경기가 남아 있다.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올림픽의 경우 이제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한다. 기다리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대표팀 3경기에서 몸 상태가 몇% 정도 올라왔다고 생각하나.

▶몸 상태는 85, 90% 올라왔다. 3경기는 나에게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무리가 되는 경기는 아니었다.

-박건하 감독이 '수원정신' 강조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수원정신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경기가 잘 되지 않을 때 조급함, 그런 마음은 수원에서 뛴다면 들지 않아야 한다. 특히 관중 앞에서 그런 모습 보이면 안된다.

-올림픽이 권창훈에게 중요한 무대다. 와일드카드 같은 포지션에 선수들이 많은데 자신의 강점을 어필한다면.

▶제가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다. 경기장에서 충분히 어필을 했다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으니 감독님이 판단하지 않을까.

-자신이 기억하는 박건하 감독과의 에피소드가 있나.

▶제가 아는 박 감독님은 경기장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선수들 장악하는 부분은 의심의 여지 없는 분이다. 생활적인 부분에서도 선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지내도록 자유롭게 해주신다. 내가 복귀할 때 통화했는데 "잘 해보자" 하셨다. 우승을 목표로 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에 걸맞게 잘 준비해야 한다.

-전북이 수원과 상위권 경쟁을 한다. 전북전에 임하는 각오는.

▶승패는 경기장 안에서 결정이 나는 것이다. 외부의 일을 경기장 안까지 끌고 갈 필요는 없다. 프로 선수인 만큼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의 몫이다.

-내가 수원에서 이런 플레이는 자신있다 그런 게 있나.

▶공격적으로 좀 더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하려고 한다.

-올림픽이나 그 뒤에 유럽 진출에 대한 생각이 있나.

▶아직 미래 거취는 자세히 생각한 게 없다. 지금 수원의 선수이기 때문에 수원에 모든 걸 쏟고 싶은 생각뿐이다.

-선배 염기훈 선수가 어떤 얘기를 하던가.

▶기훈이 형은 내가 안 왔으면 좋겠는데 왔으니 아쉽다고 하셨다. 이왕 왔으니 열심히 하자고도…. 기훈 형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가 돌아올 때까지 기훈 형이 선수 생활하는 게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생각한다. 기훈 형을 빨리 보고 싶다.

-인터뷰하는 스킬이 는 것 같다.

▶저는 잘 모르겠는데….(웃음)

-유럽 가기 전에 '빵훈이'란 애칭으로 사랑받았다. 다시 불리고 싶은 별명이 있나.

▶팬들이 만들어 주신 별명이라 애착이 같다. 앞으로 제가 뭔가를 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인터뷰를 통해서 인사했지만 앞으로 경기장에서 만나는 게 기대된다. 열정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경기도 하고 싶고…,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열심히 응원해주시길 당부드린다. 특히 코로나19 조심하시구요.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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