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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세리머니 맞장구-볼보이 챙기기' 발전하는 캡틴 SON, 여전히 배고프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6-14 15:55

수정 2021-06-15 05:22

'후배 세리머니 맞장구-볼보이 챙기기' 발전하는 캡틴 SON, 여전히 배…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발전하는 캡틴. 손흥민(29)의 리더십이 반짝이고 있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리빙 레전드'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만 29세, 벌써 A매치 91경기를 소화했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가입은 물론, A매치 최다 출전 새 기록도 가능한 페이스다. 한국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은 차범근 홍명보 감독이 가진 136경기다.

그의 움직임은 단순히 그라운드 위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니다.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빼어나다. 손흥민은 2018년 온두라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처음으로 A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다시 기성용을 대신해 '임시 캡틴'을 맡았다. 떡잎부터 남달랐다. 그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선배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멋진 슈팅을 날린 후배들에게는 박수를 보내며 이끌었다.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손흥민의 리더십은 농도가 더욱 짙어졌다.

단적인 예가 있다.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이날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리더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보여줬다. 해결사 역할은 물론,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해냈다. 한국이 0-1로 밀리던 후반 5분. 송민규(22)가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송민규에게 슬금슬금 다가가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송민규가 K리그에서 득점한 뒤 추는 댄스 세리머니였다. 송민규는 손흥민 득점이 터지자 그의 '찰칵찰칵 세리머니'로 보답했다.

손흥민은 후반 페널티킥 결승골을 꽂아 넣은 뒤 벤치로 달려가 후배들을 독려했다. 그는 이번에 처음 A대표팀에 합류한 정상빈(19)을 꼭 껴안았다. 정상빈은 앞서 "(손)흥민이 형이 '실망하지 마라.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골도 넣을 기회가 올 거다'라고 격려해줬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손흥민은 경기 뒤 볼보이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그는 "볼 보이가 중요한 역할이 많다. 지고 있을 때, 이기고 있을 때 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볼 보이도 결국 우리와 한 팀이다. 홈 이점을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는지 조언을 해줬다"며 웃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와 볼보이 만남은 계획에 없었다. 즉흥적이었다. 손흥민 선수가 후배들에게 조언하며 다 같이 사진도 찍었다"고 전했다.

그라운드 위 스타 손흥민. 하지만 그는 아직 배가 고프다. 손흥민은 "솔직히, 냉정하게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한다. 2차 예선은 쉽게 왔다. 최종예선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정신적으로 더욱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3번째 최종예선이다.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잘 얘기해 주겠다. 최종예선에서는 '모든 면'에서 다 보완해야 한다. 다시 본업으로 돌아올 땐 좋은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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