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빠른 템포의 공격을 이어가며 투르크메니스탄 수비를 유린했다. 템포의 기어를 올리기 위한 비법은 '라인 업'이었다. 당시 센터백으로 경기에 나선 김영권을 미드필더에 가깝게 활용할 정도로 후방 라인을 바짝 끌어올렸다. 여기에 '과감한 전방압박'으로 높은 위치에서 볼을 탈취해 바로 공격으로 이어갔다. 상대 진영에서 플레이를 진행하다보니 수비에서 공격까지 볼을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오랜만에 가세한 유럽파는 딱 부러지는 움직임으로 올라간 템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황의조 손흥민 권창훈 이재성 등은 시종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5골이나 만들었다. 더 많은 득점도 가능한 경기였다.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스리랑카전. 파울루 벤투 감독은 큰 폭의 변화를 택했다. 상대의 전력을 감안, 플랜B를 가동했다. 지난 경기와 비교해 10명이나 바뀌었다. 송민규가 데뷔전을 치렀고, 김신욱 이동경 황희찬 손준호 박지수 이기제 김태환 등이 경기에 나섰다. 멤버만 변화가 있었을뿐, 공격의 형태는 이전 경기들과 차이가 없었다. 김신욱이 들어왔음에도 롱볼 대신 짧게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말대로였다.
후반 들어 기어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핵심은 김민재였다. 후방에 김민재가 가세하자 템포가 확 올라갔다.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김민재가 상대 역습 저지에 초점을 맞추며 특유의 괴물 같은 수비력을 보여줬다면, 이번 스리랑카전에는 공격 전개, 특히 환상적인 전환패스를 선보였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라인을 올린 후 좌우로 크게 갈라주자, 스리랑카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빌드업까지 되는 수비수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