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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다,졸리다,어리다…FC서울, 큰일이다.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5-3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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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다,졸리다,어리다…FC서울, 큰일이다.
29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수원 삼성이 FC 서울에 3대0 대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서울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5.29/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9일, FC서울이 0대3 스코어로 완패를 당한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는 서울의 올 시즌 문제점이 총망라된 경기다.



67%의 점유율과 2배 많은 볼 점유시간(서울 40분27초, 수원 19분41초), 그리고 2배 가까이 많은 슛(서울 9개, 수원 5개)과 같은 기록만 놓고 볼 때 서울이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에서 3골차로 패하는 게 말이 되지 않아 보이지만,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거의 모든 면에서 라이벌팀에 밀렸다.

우선, 서울 선수들은 젊은피를 앞세워 기세를 탄 수원과 비교했을 때, 너무 느렸다. 전반 38분 김건희에게 페널티로 선제실점하며 0-1로 끌려가던 후반 4분 추가실점 상황에서 강현묵 김건희 김민우로 이어지는 수원의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장면이 상징적이다.

기성용과 오스마르는 볼 컨트롤과 패스 능력에 있어선 리그 최고 수준의 듀오로 불릴만하지만, 발이 느리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이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는 그 약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수비, 특히 역습 상황에선 수비커버가 늦다. 이날 김민우가 패스를 전달받았을 때도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볼 전개도 느릿느릿하다. 모험적인 전진패스, 상대의 단단한 스리백을 허물 정밀한 2대1 패스는 보이지 않았다. 주로 측면을 활용했는데, 제아무리 정확한 크로스가 올라와도 수가 읽힌 공격은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29개의 크로스(수원 4개)로 골을 만들지 못했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측면에서 후방으로, 후방에서 중앙으로, 중앙에서 측면으로 공이 이동할 때 지루하단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돌격대장' 나상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여파도 커보였다.

서울 박진섭 감독은 후반 22분 민상기에게 추가실점해 0대3으로 패한 뒤 "후반에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은 전반 페널티 실점으로 플랜이 꼬인 감이 있는데, 서울 벤치멤버 면면을 볼 때 과연 전반을 0-0으로 마쳤어도 후반에 승부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권성윤 차오연 김진야가 차례로 교체투입됐고 김원균 김진성 강성진이 벤치를 지켰다. 대부분이 신예다. 슈퍼매치급 경기에서 차이를 만들기엔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벤치 라인업이다.

수원의 벤치에는 염기훈 한석종 고승범 구대영 최정원 노동건 그리고 '국가대표' 정상빈이 대기했다. 0-2 상황에서 서울이 몰아치는 시점, 수원은 정상빈 고승범을 투입하며 전방에 스피드, 중원에 안정감을 더하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반면 서울은 교체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채 6년만의 슈퍼매치 3골차 패배 및 슈퍼매치 홈경기 패배를 당했다.

박 감독은 최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해줄 외인 공격수, 기성용과 오스마르가 패스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원에서 버텨줄 '지우개' 유형의 수비형 미드필더, 취약 포지션으로 여겨지는 센터백에 대한 보강으로 후반기 반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경기를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에도 2경기나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6월 6일 대구 원정과 19일 광주 원정에선 현재의 스쿼드로 10경기 무승 고리를 끊어야 한다. 답은 박 감독이 찾아야 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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