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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캡틴' 이청용이 말하는 홍명보호 승리하는 행복축구[진심인터뷰①]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5-26 16:37

수정 2021-05-27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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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캡틴' 이청용이 말하는 홍명보호 승리하는 행복축구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작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때의 경험이 큰 동력이 된다. 우리는 함께 즐겁게 할 때 결과도 좋다. 순간순간이 정말 재미있다."



'돌아온 캡틴' 이청용(33)이 지지 않는 울산 '행복축구'의 힘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 18년차' 미드필더 이청용은 올 시즌 프로 처음으로 캡틴 완장을 찼다.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스승' 홍명보 감독의 첫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울산 2년차 '청캡'의 활약은 눈부시다. 3월 21일 대구전 직전 훈련중 갈비뼈 부상으로 2개월여의 재활끝에 지난 16일 수원전(1대1무)에 교체투입되며 복귀를 알렸다. 19일 전북 원정, 전북 한교원에게 멀티골로 역전을 허용하며 흔들리던 전반 32분 홍 감독은 이청용 카드를 빼들었다. '테크니션' 이청용에 '투쟁심 활활 파이터' 기능이 장착됐다. 몸싸움 불사,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이청용은 승리의 파랑새였다. 4대2로 2년만에 전북을 이긴 후 환호했다. 사흘 후인 22일 안방 포항전, 이청용은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6분 그라운드 들어섰다. 거침없는 돌파, 고명진, 윤빛가람과의 눈빛 호흡, 현란한 패스워크로 중원을 장악했다. 후반 39분, 윤빛가람의 프리킥 골이 작렬하자 이청용은 자신의 골보다 더 기뻐했다. 종료 휘슬 후엔 윤빛가람을 번쩍 들어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청용은 "저뿐만 아니라 다 기뻐했다. 팬들도 정말 기뻐하셨다. (윤빛)가람이가 너무 기특했다"며 웃었다. "사실 100% 믿었다. 가람이는 워낙 잘 차니까, 그 정도 거리는 충분히 넣는다고 믿었다"고 했다. 프리킥 장면에서 김태환과 이청용이 몸을 한껏 낮추며 골을 열어준 장면에 대해 "우린 그거라도 해야죠"라며 하하 웃었다. "(김)태환이도, 저도 그저 가람이가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청용, 고명진, 윤빛가람 등 리그 최강 미드필더들이 '즐겁게' 발 맞추는 울산 중원의 키워드는 '행복축구'다. 이들 중 누구를 잡고 물어도 "재미있게, 즐겁게"라는 단어는 자동반사다. 라커룸에서도 훈련장에서도 경기장에서도 미소가 차고 넘친다. 이청용은 "실제로 즐겁게 하고 있다. 그게 경기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작년 ACL 우승 때 우린 함께 경험했다. 즐겁게 할 때 경기력도 좋고, 결과도 좋다"고 했다. "어렵게 간 ACL에서 즐기면서 우승까지 간 경험은 큰 동력이다. 유럽에서 뛰면서 느꼈던 걸 한국 클럽에서 한국선수들끼리 더 즐겁게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다들 이제 몇 년 안남았는데 재미있게 축구하자고들 한다. 순간순간이 정말 재미있다. 물론 상대팀들이 어려워하는 걸 보면 더 재미있고…"라며 웃었다.

'행복축구'로 2년만에 전북을 넘었다. 울산의 전북 트라우마는 진정 극복된 걸까. 이청용은 "전적, 기록에서 뒤처지는 것은 맞지만, 전북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나 기량은 큰 차이가 없다. 작년엔 한번도 못이겼지만 아예 못잡을 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준비과정이 뒤따르면 이길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한번 이겼다고 다음 경기를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청용이 올 시즌 프로에서 경험한 홍명보 축구는 어떨까.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에선 수비가 중요하다. 감독님은 월드컵을 4번이나 나가신 분이다. 세계적인 팀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걸 가장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감독님이 수비적, 안정적인 축구를 한다고들 생각하시는데, 사실 감독님의 축구철학의 기본은 '공격을 위한 수비'다. 공격권을 갖기 위해 빨리 공을 찾아오는 수비, 뺏기더라도 다시 공을 찾아오는 수비를 강조하신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팀이 좋아지고 있는 걸 느낀다"고 했다.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로 18년차 이청용의 시즌 목표는 흔히 말하는 우승, 두자릿수 포인트 그런 게 아니었다. "첫 번째 목표는 우리만의 색깔, 새로운 팀컬러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님 부임 첫 해에 우승하면 좋지만, 결과가 어떻든 우린 좋은 팀이 되는 것이 목표다. 팀원 모두가 실질적으로 행복하게 느끼는 것, 그게 목표다. 그렇게 된다면 결과는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울산 축구도사들에겐 '행복축구' 그 자체가 과정이자 목표요, 알파와 오메가다. '원팀의 캡틴'이청용이 말했다. "20대 선수들의 목표는 물론 다를 수 있다. 각자 역할이 있다.우리 고참 선수들은 오직 팀 목표 하나뿐이다. 팀이 승리할 때 가장 행복하다. 팀 목표가 곧 우리의 목표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이 많을수록 팀이 강해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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