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과 김 감독이 6월 소집 명단을 발표했고, 그걸 보면 금방 걱정이 앞선다. 벤투호는 지난 3월 유럽파가 대거 빠진 가운데 치른 원정 한-일전에서 0대3 완패를 당했다. 물론 당시 베스트를 차출하지 못한 걸 감안해야겠지만 라이벌 일본 상대로 한국 A대표들의 경기 내용과 결과는 처참했다. 당시 벤투호의 포백 수비는 일본 유럽파 중심의 공격수들에게 너무 쉽게 공간을 내줬다. 벤투호 6월 차출 명단 중 수비수는 총 10명이다. 센터백 자원은 김영권(감바 오사카) 원두재(울산 현대) 박지수(수원FC) 김영빈(강원FC) 김민재(베이징 궈안)다. 군팀 김천 상무 소속 권경원이 부상으로 차출되지 않았다. 벤투호의 핵심 중앙 수비수인 김영권과 김민재의 경기력은 현재 의문 부호가 달렸다. 둘 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했다. 김영권은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민재는 개인사정으로 조기 귀국까지 했다. 박지수는 K리그에서 불운의 아이콘이 돼 버렸다. 핸드볼 반칙과 옐로카드를 너무 많이 받았다. 원두재는 소속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본다. 김영빈은 벤투호에서 주전급은 아니었다.
좌우 측면도 보자. 김태환 홍 철(이상 울산) 이 용(전북 현대) 김문환(LAFC) 이기제(수원 삼성)를 선발했다. '왼발의 달인' 이기제의 첫 발탁은 매우 신선했다. 기존 주전 오른쪽 풀백 이 용과 왼쪽 풀백 홍 철의 경기력이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김태환과 김문환이 이 용을 크게 앞섰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K리그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깜짝 도약한 이기제가 A대표팀에서 소속팀에서와 같은 기량을 발휘할 지도 의문이다. A대표팀이 6월에 상대할 팀들이 그나마 아시아의 약체라 수비 부담은 적다. 벤투호는 5일 투르크메니스탄,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잔여 3경기를 치른다.
김학범호가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만날 상대들은 세계적인 팀들이 즐비하다. 조별리그에선 뉴질랜드-루마니아-온두라스 순으로 싸운다. 조별리그를 통과할 경우 우승 후보들과 줄줄이 대결하게 된다. 따라서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위해선 강력한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다. 최근 K리그에서 보여주는 경기력만 놓고 보면 정태욱과 김태환은 최종 엔트리 승선이 유력하다. 나머지 센터백 한 자리와 왼쪽 풀백은 현재로선 물음표다. 김 감독이 와일드카드 후보(11명)와 6월 차출 선수를 놓고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