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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K-아놀드' 최 준 "제 크로스의 비밀은..."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5-26 06:00

'K-아놀드' 최 준 "제 크로스의 비밀은..."


[광양=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더 성장하면 언젠가는 풀백 기근 문제를 해결해줄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최 준(부산 아이파크)은 밝게 웃었다. 최근 한국축구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괜찮은 풀백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축구에서 측면 수비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풀백난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 최 준은 이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다.

최 준은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특유의 오버래핑에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전 하나시티즌전(4대1 승)에 이어 전남 드래곤즈전(2대1 승)까지 2경기 연속 도움을 올렸다. 특히 대전전에서 김진규의 골로 연결된 크로스는 환상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멋진 궤도를 자랑했다. 이로 인해 'K리그의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도 얻었다.

전남전 후 만난 최 준은 "내가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데, 페레스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다. 페레스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가 좋은 축구라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나와 잘 맞는다"며 "감독님이 크로스를 강조한다. 크로스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팁을 알려주신다. 그대로 하다보니 실제로 좋아졌다"고 했다.

지난 시즌 경남FC에서 임대로 좋은 활약을 펼친 최 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임대를 마치고 울산 현대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잘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부산으로 트레이드 됐더라. 기왕 부산에 왔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울산의 배를 아프게 하겠다고 생각했다.(웃음) 물론 울산도 부산에서 내가 잘해주길 원했을거다. 부산에서 잘하고 싶다"고 했다. 형들이 많았던 울산, 경남과 달리 부산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최 준은 "경남에서 20대 선수는 1~2명 정도였다. 부산에서는 두세살 차이 밖에 안나니까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 같다. 즐겁게 하고 있다"고 했다.

U-20 월드컵 당시 왼쪽에서 뛰었던 최 준은 경남과 부산에서 모두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 중이다. 최 준은 "빌드업 하는 과정에서는 왼쪽이 더 편하다. 하지만 크로스 할때는 정발로 할 수 있으니까 보다 날카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최 준은 U-20 월드컵 신화를 쓴 선수 중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몇 안되는 선수다. 최 준은 "요새 단톡방이 잠잠하다. 개인적으로 연락은 하지만, 다들 경기에 많이 못나서니까, 아무래도 운동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공격에서 만점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비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최 준은 "전남전에서도 발로텔리에 돌파를 많이 허용했다. 수비는 확실히 더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최 준은 보다 더 큰 선수로의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일단 첫 발은 K리그1 입성이다. 최 준은 "당연히 K리그1에서 뛰고 싶다는 아쉬움이 있다. 올해 부산으로 오면서 K리그1과 인연이 없나 싶었는데,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K리그1과 2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더라. 부산을 승격시켜서 K리그1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국대급 선수로의 성장도 꿈꾸고 있다. 최 준은 "주변에서 '네가 더 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더 열심히 뛰고 성장하다보면, 한국축구의 풀백 기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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